환경보건법 개정으로 환경보건 관리, 감독 지자체 이양
시민 건강 피해주는 환경유해인자 대책 수립하고 이행해야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환경보건법 개정으로 환경보건의 관리와 감독이 지자체로 이양됨에 따라 부산시도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정된 한경보건법은 지난 6일부터 시행됐다.
부산연구원은 12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BDI 정책포커스 ‘부산, 환경보건 정책 적극 대응해야’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보건법 개정으로 지자체의 지역 환경보건 관리 역할이 강화됐다. 광역지자체는 관할 지역의 환경오염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 우려에 대한 청원을 받은 조사나 역학조사 등의 결과에 따라 환경유해인자의 적정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환경유해인자는 유해화학물질,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해양오염, 방사능오염, 소음·진동, 악취, 일조 방해,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등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요인을 말한다.
부산은 중금속, 유해화학물질 등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인해 시민 건강지표가 취약한 지역으로 시민 삶의 질과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해 환경보건 대응 종합계획 마련이 시급한 상황.
부산지역 내 환경오염물질 노출로 인한 시민 건강 피해 우려 지역이 많다. 환경부가 실시한 부산 신평·장림, 명지·녹산, 사상 등 3개 산업단지 주변 지역의 환경오염물질 노출 수준이 국내 평균 및 다른 산업단지 지역보다 높다.
대기오염물질 노출로 인한 시민 건강위해성도 증가하고 있다. 부산은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조기사망자 발생이 타 지자체 보다 높고, 미세먼지 화학성분 중 인체위해성을 증가시키는 중금속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한 부산지역 대기 중 오존 농도는 7대 특·광역시 중 최고 수준이며, 향후 기후변화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생활 속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건강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국민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민의 수은 노출 수준이 지역 간 비교에서 가장 높게 관측됐고, 건강위해성을 증가시키는 기준치 초과 비율이 35.8%에 이르는 등 인체 내 수은 축적이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의 소음도 타 지자체보다 높은 실정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허종배 연구위원은 “부산은 중금속, 유해화학물질 등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인해 시민 건강지표가 취약한 지역으로 시민 삶의 질과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해 개정된 환경보건법에 맞춰 대응을 위한 종합계획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경오염 실태조사, 환경유해인자 전수조사, 환경성질환 모니터링, 시민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우선 관리되어야 할 환경오염 배출시설 선정과 환경보건사업 장기 로드맵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성질환 예방 대책 마련, 환경피해 구제시스템 구축, 환경보건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 ‘건강하고 안전한 부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시 환경보건정책 로드맵 수립’을 통해 5년간 중장기 환경보건종합계획을 만드는 한편 환경보건 대응 조직도 구성했다. 충청남도도 전국 최초로 환경보건 정책을 수립해 환경보건 역량을 강화했다.
허 연구위원은 부산의 환경보건 대응을 위해 환경유해인자 감시체계 구축, 환경유해인자 인체노출 최소화, 건강 피해 신속한 복구, 부산 맞춤형 환경보건기반 구축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기술 기반의 환경유해인자별 배출량, 사용량, 인체 노출량을 실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 구제와 복구는 신속성을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보건 조례 제정, 환경보건종합계획 수립, 정책 로드맵 구축 등 부산시 환경보건정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국고 지원으로 부산시환경보건세터를 만들어 지역 환경보건대응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