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 사무총장 “성별·민족 무관, 노벨의 유언 정신에 따른 것”

2021년 노벨상 여성 수상자 1명…블룸버그 “10년간 평균 밑돌아”

스웨덴 왕립과학원, ‘남성만의 잔치’ 비판에도 “노벨상, 여성할당제 없다”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괴란 한손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는 성별이나 민족에 따른 할당제 등 인위적 장치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전달되는 메달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노벨상이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란 비판에도 ‘성별 할당제’ 등의 인위적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괴란 한손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여성 노벨상 수상자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성별 간 불평등의 모습을 반영하는 슬픈 현실”이라면서도 “다만, 노벨위원회는 성별이나 민족에 따른 할당제 등 인위적 장치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성별과 민족과 상관없이) 인류 발전에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사람에게 노벨상을 수여할 것”이라며 “이는 알프레드 노벨이 남긴 유언의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손 사무총장은 학계 내 여성의 입지가 더 넓어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했다.

그는 “(여성 비율이 높다고 알려진) 서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조차 자연과학 부문 교수 중 약 10%만이 여성이고 동아시아로 간다면 비율은 훨씬 더 낮다”며 “여성이 과학계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노벨위원회도 더 많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는 이날 ‘2021년 노벨 수상자: 100%에 가까운 남성만의 축제’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해 4명의 여성이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최다 기록인 2009년 5명에 근접했으나 노벨상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남성만의 잔치’ 비판에도 “노벨상, 여성할당제 없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의 모습. [로이터]

특히, 올해 6개 부문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여성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 1명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여성 수상자가 1명 나와 여성 수상자가 없었던 2016년과 2017년보다는 기록이 나아졌다”면서도 “올해 기록은 지난 10년간의 평균치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노벨상이 시작된 지난 1901년부터 올해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여성은 58명에 불과한 반면, 같은 기간 남성 수상자는 885명에 이르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남성만의 잔치’ 비판에도 “노벨상, 여성할당제 없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자료]

‘퀴리 부인’이라고 알려진 마리 퀴리는 물리학과 화학 분야에서 각각 1번씩 노벨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과학상에서 2개 분야에 걸쳐서 수상한 과학자는 남녀 통틀어서 마리 퀴리가 유일하다.

한편,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고 있다. 매년 총 6개 부문(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학)에 대한 수상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