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분석…“노후경유차 폐차 등 효과”

선박에서 나오는 바나듐·니켈도 감소…“황함량 제한 효과”

낡은 경유차 줄어드니 초미세먼지 줄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교에서 바라본 시내 일대가 희뿌옇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초미세먼지(PM 2.5)가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선박연료유 기준 강화 등 정부의 초미세먼지 정책 덕분으로 풀이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3일 과학원 산하 권역별 대기환경연구소 6곳이 수행한 '2020년도 초미세먼지 농도 및 배출변화 특성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2012년 이후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옅어지다가 2019년 대기정체 등에 따라 약간 상승한 뒤 다시 옅어져 작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4년 37.3㎍/㎥에서 2018년 23.3㎍/㎥, 지난해 21.6㎍/㎥로 감소했다. 수도권은 초미세먼지의 25분의 1 크기인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입자'도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작년 사이 초미세먼지 농도는 7.3%,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입자'는 26.8% 감소했다. 100㎚ 이하 입자는 경유차에서 주로 배출된다.

수도권에서 하루(2018년 기준) 동안 1㎤당 100㎚ 이하 입자의 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면 출근시간인 오전 8시부터 35만개를 넘은 뒤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8시 51만개 가까이 됐다가 이후 급감했다. 자동차 이동량이 많을 때 입자량이 늘어났다가 적어지면 감소하는 것이다. 수도권 100㎚ 이하 입자 변화는 종일 2만~5만개인 백령도와 비교된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수도권에서 낡은 경유차가 줄어 100㎚ 이하 입자도 감소한 것으로 봤다. 수도권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는 2018년 말 92만8763대에서 지난해 말 54만5854대로 약 38만3000대 줄었다.

이번 연구에서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는 탄소도 감소세로 나타났다.

바나듐과 니켈은 2018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각각 83.8~93.4%와 35.3~63.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나듐과 니켈은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선박이 중유를 연소할 때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국제해사기구(IMO) 해양오염방지협약이 개정돼 작년부터 국제운항선박에 사용되는 선박유 황 함유량이 0.5%로 제한된 점 등이 바나늄과 니켈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항해선박 선박유 황 함유량 0.5% 제한은 올해 시행됐다.

황함유량이 낮은 저황유를 제조할 때 기름을 정제하기 때문에 불순물인 바나늄과 니켈이 줄어들며 선박유 내 황 함량 변화가 바나늄과 니켈 배출량을 줄였다는 논문이 각국에서 나왔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연내 국립환경과학원 누리집에 게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