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오늘은 웃어주네요."
지난 16일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하게 웃는 최민정(성남시청)을 향해 SBS 박승희 해설위원이 한 말이다. 좀처럼 웃지 않았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이 이번엔 '펜스 몸개그'로 한국 선수들과 코치들을 웃게 한 장면이 포착돼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스포츠 머그는 최민정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지막 훈련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팀은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영상에서 최민정은 연습 주행을 마친 후 휴식을 위해 경기장 펜스로 다가왔다.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강원도청)이 펜스에 올라가 앉아있었고, 최민정은 펜스를 몸으로 넘어가려고 시도했다. 최민정은 펜스에 올라타려고 여러차례 점프를 했지만 다리가 펜스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연거푸 미끄러졌다. 최민정이 2차 시도마저 실패하고 두 팔로 펜스를 잡고 매달리자, 황대헌은 "발을 올리라고"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지나가던 코치도 버둥거리는 최민정의 모습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민정은 선수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는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이 올림픽 전 마지막 훈련이었고, 같이 고생했던 선수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고 말했다.
'황대헌 선수와 기념사진을 찍더라'라는 질문에는 "황대헌 선수도 고생 많이 했고, 그리고 잘 타니까 팬심으로 찍어달라고 했다"고 했다.
최민정은 16일 1500m 준결승에서 5명을 한번에 제친 폭풍질주로 통과하고, 이어진 결승에선 압도적인 역주로 금메달 2연패를 달성했다.
최민정은 "정말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며 "주변에서 나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줬는데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