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공개 회의서 대북정책에 빗대 “굴복하면 악순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를 겨냥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핵은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북 정책을 펴왔다면 지금처럼 북핵 위협에 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불법 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의 업무 복귀를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위협에서 국민의 안전, 재산을 보호해야 하듯 '불법파업'으로부터 국가 경제와 민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휴일인 전날 주재한 관계장관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지금 이 시점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념과 진영을 넘어, 법과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일맥상통'하는 발언을 해왔다. 10월초 출근길에 "(북한은) 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화물연대는) 불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권 일각에서 북한 정권과 민주노총 지도부의 연결고리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논평에서 "북한을 대변하는 민노총, 차라리 '민로총'으로 이름을 바꿔라"라고 말한 바 있다. 민노총 홈페이지에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이 보내온 '연대사'가 게시된 점을 고리로 "(민노총은) 북한 대변 집단"이라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노총이 과연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노조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