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안 찼다는데도…멕시코 “메시 입국금지” 목소리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리오넬 메시가 11월 27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멕시코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멕시코 유니폼을 발로 찼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카타르 월드컵에서 멕시코 유니폼을 걷어 찼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5)에 대해 멕시코 입국을 금지하는 의미인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하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관보에 따르면 여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마리아 클레멘테 가르시아 의원은 아르헨티나·스페인 국적인 메시에 대한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을 외교부에 제안했다.

외교적 기피인물은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 중 특정 인물을 정부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거나, 해당 인물이 주재국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선언한다. 일종의 '불청객' 또는 '블랙리스트' 같은 개념으로, 기피인물로 지정되면 추방되거나 입국이 금지된다. 외교관의 경우 면책특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가르시아 의원은 메시가 지난달 26일 멕시코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이후 라커룸에서 보인 '멕시코에 대한 존중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조별리그 경기 후 라커룸에서 녹화된 영상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다"며 "리오넬 메시가 바닥에 있던 멕시코 선수 유니폼을 밟고 발로 차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적인 축구선수 메시의 대중성을 고려할 때 이런 행위는 멕시코에 대한 '명백한 경멸'이자 멕시코 국기를 암시하는 색(초록색·흰색·빨간색)에 대한 존중 부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메시의 행동이 FIFA에서 옹호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어긋난다면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장관이 이끄는 외교부에서 메시에 대해 응당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메시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한 후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던 도중 바닥에 놓여 있는 멕시코 유니폼을 발로 차는 듯한 동작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 곁에서 축구화를 벗던 메시가 오른발로 유니폼을 건드린 듯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메시가 자리에서 일어나 멕시코 유니폼을 밟은 채로 환호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장면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멕시코 출신 복서 카넬로 알바레스(32)는 트위터를 통해 "(메시는) 내 눈에 띄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메시는 논란이 확산되자 "오해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누구도 무시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 당연히 멕시코 국민과 유니폼, 그 무엇도 무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알바레스도 "조국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을 했다"며 메시에게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