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주주총회 소집 요구, 이메일 아닌 카카오톡 통지도 유효”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도 상법상 유효한 통지로 인정되는 ‘전자문서’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부산의 A업체 소액주주 박모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주주총회 소집허가 사건 특별항고심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상법상 소액주주는 회의 목적과 소집이유를 기재한 서면 또는 전자문서를 이사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서 전자문서로는 통상 이메일이 사용된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해 2월 카카오톡 메시지를 A싸 대표이사에게 보내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박씨는 A싸 주식 3%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상법에서 정한 ‘전자문서’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해 전자적 형태로 작성·변환·송신·수신·저장된 정보를 의미하고, 이같은 형태로 보존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전자우편은 물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모바일 메시지 등까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A사의 대표이사 선임을 문제삼아 주주총회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원래 내용증명의 형식으로 대표이사에게 소집청구서를 발송했지만, 2차례나 수신이 되지 않았다. 이후 박씨는 이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보냈고, A사 대표는 내용을 확인하고도 주주총회를 소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사의 대표이사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신청인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받아 이를 확인한 이상, 박씨의 소집청구는 적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