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작년에 1000만원 받았는데, 올해는 200만원 밖에…경기가 좀 어렵다고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게임업계 직원)
“일할 맛이 안 난다, 경기가 안 좋다고 이렇게 바로 줄인다” (IT업계 직원)
IT업체들마다 성과급을 놓고 사내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 경기침체와 맞물려 유독 더 부각되고 있다. 성과급 논란은 각 기업 사업 부문별, 계열사별, 나아가 업종이나 대·중소기업 간 차별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과급 논란이 일부 기업 직원들에만 해당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나온다. 성과급이 아예 없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논란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박탈감을 키운다는 반응도 많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들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성과급을 절반 이상 줄이거나 아예 지급 안하는 곳도 있다. 직원들은 성과급 축소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빅테크 네이버도 성과급을 놓고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등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미국 빅테크들이 연이어 감원에 나선 가운데 네이버도 올해 지급할 성과급을 줄일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사내독립기업(CIC)과 개인별로 차이는 있으나, 올해 네이버 직원들의 성과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CIC)별로 성과급을 달리 책정, 차이가 크다. 일부 직원들의 반발 조짐이 일자, 경영진이 다음 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과 관련된 설명 및 양해를 구할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를 비롯해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상당수 IT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이 부진하면서 성과급이 예년 대비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특히 카카오는 재택근무 폐지와 주 4일 근무 축소로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성과급 문제까지 사내 갈등이 될지 우려된다.
성과급 논란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공정성과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특성을 꼽는다. 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실리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고 명확하게 불만을 표시한다는 것이다. 사내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직장인 커뮤니티 등 의견을 표시하는 채널도 다양해 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성과급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성이 있는 정보를 투명하게 사전에 제공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