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7개월 만에 최대
소비심리지수도 두달 연속 상승
집값 선행지표 경매 낙찰가율도 뛰어
전문가 “집값 바닥론은 아직 시기상조”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시장 분위기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매매 거래가 늘고, 집을 사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가파른 집값 하락세도 많이 완화돼 지금이 집값 바닥이라는 인식도 확산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246건으로 지난해 6월(1067건) 이후 7개월만에 1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 1월 거래량(1098건)보다 많다.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인 만큼 거래량은 더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도 송파구(123건), 노원구(109건), 강동구(107건)은 집값 상승기인 2021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100건이 넘게 거래됐다.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는 두달 연속 상승했다. 국토연구원이 16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3.8로 전월(82.1)보다 11.7포인트 올랐다. 이 수치는 지난해 7월(94.1)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79.1로 최저점을 찍고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월 91.5로 한 달 새 9.8포인트 올랐다. 역시 지난해 7월(95.2)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기초자치단체 지역 거주가구 6680인, 중개업소 2338개소를 상대로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았음’,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았음’ 등을 답하게 해 구한다.
이 지수가 95 이상부터 보합세라고 판단하는 만큼, 90 이상을 기록한 건 하락국면에서 보합국면으로 넘어서기 직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집값 하락세는 많이 완화됐다. 이달 둘째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8% 하락해 전주(-0.31%) 보다 낙폭을 줄였다. 전국 기준으로도 0.43% 떨어져 전주(-0.49%)에 비해 하락폭이 완화됐다.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경매지표도 좋아졌다. 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8.7%로 전달(76.5%)에 비해 소폭 올라갔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44%로 전달(17.9%) 보다 대폭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80% 밑이라는 건 평균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이 낙찰된다는 의미다. 2회 이상 유찰돼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건을 중심으로 낙찰을 많이 받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아직 바닥론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고 평가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이날 거래량, 가격 변동률, 분양 가구, 미분양 가구 등 통계 분석을 한 결과 집값 ‘바닥론’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결론지었다.
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과 거래량 연간 추이를 보면 최근 가격과 거래량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가격이 오르려면 종전보다 상승한 가격의 물건이 거래돼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주택시장은 고금리와 평년보다 적은 거래량, 미분양 증가, 신규분양 감소 등 악재가 산재하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최근 거래 증가는 저가, 급매물 일부가 일시적으로 소진된 것으로, 거래 분위기가 계속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