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신앙스타' 출신으로, 미모의 여신도 뽑아 관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명석의 사랑은 아무나 받지 못하는 선택적 '은총'이야. 주님 거부하면 지옥 간다.”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의 범행 장소가 공개됐다.
대전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3일 정명석의 범행에 가담한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44·여)씨를 비롯한 JMS 간부 8명을 재판에 넘기며 처음으로 충남 금산 월명동 수련원 내부를 공개했다.
이 곳은 '신앙스타'로 불린 JMS 간부들이 장기간 여신도들을 세뇌하며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장소다.
침실에는 금색으로 화려한 문양의 테두리가 둘러진 파란색 침대가 놓여있다. 침대 바로 옆에는 얇은 하얀 커튼이 쳐져 있고, 하얀 안락 의자가 놓여 있다. 또 한옥 구조의 거실 중앙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달려 있고 그 아래에는 각종 수석들로 장식돼 있다.
대전지검에 따르면 JMS는 1990년대 초반부터 미모의 여신도들을 선발해 '상록수'라는 이름으로 관리해왔다. 현재 '신앙스타'(결혼하지 않고 선교회의 교리에 따르는 사람들)의 전신이다.
키와 외모 등 일정한 신체적인 조건을 만족해야 하며 신앙스타가 되면 하나님의 신부라는 지위가 부여되기 때문에 교단 내에서도 위상이 올라가고, 정명석이 가는 곳마다 함께 하면서 예우받게 된다.
정명석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어 신도들은 신앙스타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참고인들은 검찰에서 "정명석은 재림예수이고, 정명석의 사랑은 아무나 받지 못하는 선택적인 은총이며, 그를 거부하면 지옥에 간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해외 신앙스타를 담당하는 국제선교국, 국내 신앙스타를 담당하는 민원국, 성폭력이 이뤄지는 동안 밖에서 대기하며 감시하는 수행비서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정명석의 범행을 도왔다.
국제선교국은 영국·호주·홍콩 등 6∼7개국에서 여신도들을 관리했으며, 국내 100∼200여개 JMS 지역교회도 신앙스타 후보의 프로필을 작성해 전달했다.
나이가 들면서 '월성'이라 불리게 된 이들은 여성들을 연결해주는 공급책 역할을 통해 조직의 책임을 맡거나 지도자로 임명됐다.
특히 정명석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정씨를 도와 신임을 얻게 된 김씨는 정씨가 구치소에 수감된 2009년부터 리더십 공백을 메우며 교단 내에서 2인자로 올라섰다.
정씨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2018년 2월 18일을 부활 일로 명시하며 정씨를 '주님' 혹은 '메시아'라 칭했고, 신앙스타 중 대상자를 선정해 정명석과 독대 자리를 마련했다.
2018년 3∼4월께는 세뇌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홍콩 국적 여신도 A(29)씨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에도 정명석은 '나를 통해 휴거됐다'며 피해자들이 구원받았다고 세뇌했으며, 민원국장 정모(51·여) 씨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호소한 A씨에게 도리어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라며 A씨를 다시 정명석에게 데려가기도 했다.
김경수 차장검사는 "정명석의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피고인들의 조직적인 조력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피해자의 영혼까지 짓밟는 반인권적인 범죄인 만큼 공범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