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퀴벌레? 먹어도 되는 거죠” 한그릇 6만4000원 라멘 봤더니
한 그릇에 6만4000원에 판매되는 심해등각류 라멘. ['라멘보이'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대만의 한 식당이 바퀴벌레를 연상시키는 심해등각류 라멘을 선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심해등각류는 특이한 식성으로 인해 ‘바다의 바퀴벌레’로 불리기도 하지만, 랍스터나 게에 견줄 만한 풍미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아시아 전문매체 넥스트샤크는 대만 타이베이 랴오닝 야시장에 있는 ‘라멘소년’ 식당은 독특한 심해등각류 라멘을 한정 판매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공개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판매 개시글에 달린 누리꾼 댓글만 1만개에 달한다.

“바다 바퀴벌레? 먹어도 되는 거죠” 한그릇 6만4000원 라멘 봤더니
['라멘보이' 페이스북]

심해등각류는 한국 해역에서 발견되지 않는 종이다. 주요 서식지는 태평양, 인도양 등 춥고 깊은 바다다. 바퀴벌레처럼 썩은 물고기 시체를 먹고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바다의 청소부’라는 별명도 있다. 먹이가 될 생명체와 조우할 확률이 극히 낮은 심해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먹잇감만 보이면 눈이 뒤집혀 먹어치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기간 먹이를 먹지 않고도 살아남는 끈질긴 생명력도 바퀴벌레를 연상시킨다. 일본의 미에현 토바시에 있는 토바 수족관에서 사육한 심해등각류는 약 50g의 먹이를 준 뒤 5년 넘게 먹이를 입에 대지 않고도 생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 바퀴벌레? 먹어도 되는 거죠” 한그릇 6만4000원 라멘 봤더니
['라멘보이' 페이스북]

다소 무시무시한 생김새지만 식당 측은 SNS를 통해 심해등각류가 “귀엽게 생겼다”고 소개했다.

식당 측은 SNS에서 “드디어 닭 육수를 베이스로 한 하얀 국물에 곁들일 꿈의 재료를 찾았다. 바로 심해등각류”라며 “식재료를 찾기 위해 방문했던 일본의 수족관에서 우람한 심해등각류를 보고 감탄했다. 아주 귀엽게 생겼다”고 했다. 이어 “심해등각류의 흰 속살은 가재나 게와 비슷하고, 내장은 달콤한 게장 맛”이라며 “식감이 가재나 게만큼은 아니지만, 특별한 도전을 위해 먹어 볼 가치가 있다”고 소개했다.

식당 측에 따르면 심해등각류는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부근에서 포획했다. 둥사군도는 대만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이다. 남중국해 북부에 있는 3개 섬으로, 대만 가오슝시가 관할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독도새우’를 넣어 만든 음식인 셈이다.

“바다 바퀴벌레? 먹어도 되는 거죠” 한그릇 6만4000원 라멘 봤더니
['라멘보이' 페이스북]

해당 신메뉴를 접한 대만 누리꾼들은 “지독하게 못생겨서 1억년을 살아남았는데 결국 인간들에게 끌려나와 잡아먹혔다”, “새로운 동물을 먹었다가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할까 겁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식당 측에 따르면 심해등각류의 등껍질은 장식용이다. 닭 육수를 끓인 맑은 국물에 삶은 살코기와 면을 넣고 만든다. 가격은 한 그릇에 1480대만달러(약 6만4000원)다. 수량이 부족해 단골 고객에게만 판매하는 한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