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완벽했던”…싸이, 여수 ‘흠뻑쇼’ 후기 논란
'흠뻑쇼' 공연 중인 싸이. [사진=OSEN]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남 여수에서 호우경보가 발효된 날에 콘서트 ‘싸이 흠뻑쇼’를 진행한 가수 싸이가 “날씨도 완벽했다”는 공연 후기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싸이는 지난 15일 여수 진남종합운동장에서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 - 여수'를 개최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속에도 관객 3만명이 모여 배우 허성태, 가수 비, 화사 등이 게스트로 출동한 열정 넘치는 공연을 즐겼다.

“날씨도 완벽했던”…싸이, 여수 ‘흠뻑쇼’ 후기 논란
싸이가 인스타그램에 여수 공연을 마친 뒤 올린 소감글.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싸이는 다음날인 16일 인스타그램에 “관객도 스태프도 게스트도 날씨도 모든 게 완벽했던 여수에서 대한민국의 가수 싸이였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날씨가 완벽했다'고 언급한 부분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재해 때문에 난리인데 날씨 완벽했다고 하는 건 너무 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날씨가 완벽했다는 말은 쓰지 말았어야 한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국에서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공연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보기 좋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날씨도 완벽했던”…싸이, 여수 ‘흠뻑쇼’ 후기 논란
싸이 흠뻑쇼 공식 포스터.

더구나 공연 직후에 귀가하던 관객들 일부가 공연장 출입구 근처에서 안전요원이 없는 상태에서 차량 진입 방지봉에 잇따라 부딪혀 살이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왼쪽 무릎 부위가 3cm 가량 찢어져 여수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7-8 바늘을 꿰멨다는 공연 관람객 A씨는 “안전요원이 없는 상태에서 어두운 출입구 쪽으로 나가던 관객들이 ‘앗’ 소리를 내며 갑자기 옆으로 비켰는데 저도 제 다리에 뭐가 닿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A씨는 “치료 받을 때 또 다른 관객도 부상을 당해 응급실로 왔다”며 “적어도 3명 정도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공연이 진행 중인 오후 9시 무렵 여수는 호우특보로 바뀐 상황이었다.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전남도, 영산강홍수통제소 등에서 안전 안내 문자가 계속 뜨고 있었다. 순천·곡성·구례에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 차량 17대가 물에 갇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라는 뉴스 속보도 이어지고 있었다.

한 여수 주민은 헤럴드경제에 “여수도 호우특보와 함께 급경사지 붕괴를 우려해 일부 주민들이 마을회관이나 친인척집으로 대피했다”라며 “폭우로 전국적인 재난 상황에서 이런 행사가 적절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공연 도중 물을 뿌리는 것으로 유명한 '싸이 흠뻑쇼'가 날씨와 연관 지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가뭄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싸이가 3년 만에 흠뻑쇼 개최 소식을 알리면서 눈총을 샀다.

싸이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흠뻑쇼에 대해 설명하면서 "물 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톤 정도 든다"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가뭄으로 시름이 깊은 상황에서 굳이 공연에 많은 양의 물을 버려야하냐는 반응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