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브라질 중남부 지역 내 체감온도가 섭씨 60℃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파울루 대학생들이 에어컨 미비 등 열악한 학습 인프라에 저항해 비키니 시위에 나섰다.
상파울루 가톨릭대학(PUC-SP)의 학생들이 20일(현지시간) 극심한 더위를 감당할 인프라 부족과 열악함에 항의하는 뜻으로 캠퍼스 안에서 비키니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고 브라질 언론 G1이 전했다.
심리학과 1학년생인 마리아는 인터뷰에서 "견딜 수 없을 만큼 덥다"며 "가톨릭대학은 훌륭한 교육 기관이지만 폭염을 견딜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 않다. 에어컨이 있는 교실이 거의 없다. 이게 (우리가)비키니를 입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이번 비키니 시위는 캠퍼스 전용 데이트 온라인 페이지 '스포티드'(Spotted)를 통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 가톨릭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대학 내 개찰구 설치, 경비원 채용, 에어컨 부족 등 학생 생활 문제와 관련한 요구 시위가 이 데이트 페이지에서 이뤄졌다.
스포티드 온라인 페이지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법과대학, 사회과학대학, 언론대학 등 참여를 이끌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시위 선언문에서 학생들은 "학생, 교사, 교직원이 지옥의 열기 속에서 각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는 건강에도 해로울 뿐 아니라 비인간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남반구 브라질 중남부에서 열돔현상으로 연일 때아닌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우글로브 등 브라질 언론들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서쪽에 있는 과라치바시의 체감 온도는 16일(현지시간)에 60.1℃, 일요일인 17일에는 62.3℃를 각각 기록했다고 최근 전했다.
리우경보시스템(SAR)에 따르면 이는 2014년 체감온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후 최고 기록이다.
과라치바시 외에 리우데자네이루주 여러 도시에서 체감 온도가 50℃를 넘었다.
기상청은 열돔의 중심은 아르헨티나 북부와 파라과이에 머물러있지만, 브라질 중남부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며 일부 지역의 폭염은 열흘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