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통역사가 절도와 불법 도박 혐의로 해고된 과정에서 자신 또한 불법 도박 연루 의혹에 휘말린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입을 열었다.
오타니는 25일(현지시간)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역사)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 중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며 "내게 거짓말을 했기에 나는 그의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20일 MLB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후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라며 "나는 스포츠에 베팅하거나 불법 마권업자에게 돈을 지불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매우 슬프고, (나 또한)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곧 시즌이 시작되므로 이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라며 "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오타니 옆에는 새로운 통역사 윌 아이레튼이 자리했다.
한편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이상 오타니의 친구이자 통역으로 지낸 잇페이는 불법 도박으로 돈을 탕진하고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대 도박 빚을 청산한 혐의로 MLB 서울시리즈 기간인 지난 21일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을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 450만달러를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언론에 주장했다.
하지만 오타니 측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강력하게 반발하자 미즈하라도 말을 바꿨다.
야구 종목에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미즈하라의 주장과 달리 야구에도 베팅하고, 오타니 또한 이를 알았다면 합법·불법 도박과 상관없이 오타니는 1년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현재 미국 국세청이 미즈하라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MLB 사무국도 이와 별도로 오타니의 연루 여부를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