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025년 타스만 국내 출시 예정
KGM, 연내 브랜드 첫 전기 픽업 출시 목표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가 글로벌 픽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그간 KG모빌리티(KGM) ‘1강 체제’가 이어져 온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1일 브랜드 첫 픽업의 차명 ‘더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타스만은 현대자동차 북미 전용 모델 싼타크루즈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 픽업 모델로 기아 모델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명 타스만은 호주 최남단에 있는 ‘영감의 섬’ 타스마니아와 타스만 해협에서 유래했다. 기아 첫 픽업은 싼타크루즈와 달리 국내 출시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스만은 위장막으로 가려진 시험주행차가 국내외 도로에서 포착된 것은 물론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디자인 예상도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아 역시 픽업 마니아들을 겨냥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호주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차명을 추측하는 내용의 영상을 기아 호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한 데 이어 11일에는 타스마니아 섬에서 영감을 받은 대장장이가 기아 타스만 엠블럼을 제작하는 내용의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기아는 오는 2025년부터 국내는 물론 ‘Ute(유트)’라는 고유명사가 있을 정도로 픽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호주와 다양한 오프로드 환경이 있는 아시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타스만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가 픽업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달라질 시장 판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픽업 시장의 경우 ‘터줏대감’격인 KGM과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픽업·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브랜드 GMC, 포드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판매량을 놓고 보면 KGM의 렉스턴 스포츠가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렉스턴 스포츠는 매월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브랜드 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국내 시장에서 1015대가 팔렸다. 내수뿐만아니라 수출 실적에서도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브랜드 전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2188대가 판매됐다. 반면, 풀사이즈급 모델인 GMC 시에라의 경우 지난 2월 24대, 3월 35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타스만이 중형 모델인 점을 고려할 때 렉스턴 스포츠와 직접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업체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KGM은 브랜드 첫 전기 픽업을 출시, 업계 1위를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KGM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전기 픽업 ‘O100(프로젝트명)’을 개발 중이다.
앞서 KGM은 지난해 3월 일산 킥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콘셉트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KGM 역시 기아와 마찬가지로 ‘도시와 아웃도어를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을 주요 수요층으로 정하고, 신차에 무선충전 플랫폼 상용화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북미, 유럽 시장과 비교해 ‘상용차’라는 인식과 더불어 일반적인 세단과 SUV 대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신차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픽업 판매량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세련된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춘 모델이 출시되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늘어난다면 시장 성장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