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자체, 섬 상공 드론 촬영도
정치인·언론인 동행 조사에 中이 압박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27일 각각 자국 선박을 보내 상대국을 견제하는 신경전을 펼쳤다.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는 전날 오전 센카쿠 열도 우오쓰리시마 앞바다에 조사선을 보내 환경조사를 진행했지만, 중국 해경국 선박이 약 1㎞ 거리까지 접근하면서 도중에 중단했다.
이시가키시는 26일에도 센카쿠 열도 조사를 실시했으며, 전날 조사를 중지하기 직전에는 그동안 조사하지 않았던 우오쓰리시마 북쪽 지역에 처음으로 드론을 띄워 섬 일부를 촬영했다.
중국 해경선 2척은 27일 일본이 정한 센카쿠 열도 영해에 진입한 뒤 일본 조사선 움직임에 대응하는 형태로 항해했다.
이에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자국 조사선과 중국 해경선 사이로 들어가 조사선 안전을 확보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조사를 담당한 야마다 요시히코 도카이대 교수는 중국 해경선 접근으로 조사를 중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사에는 일부 일본 취재진과 집권 자민당, 야당인 일본유신회 국회의원 5명도 동행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전했다.
일본 국회의원이 해상에서 센카쿠 열도를 시찰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덧붙였다.
자민당 의원인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은 취재진에 “엄혹한 안보 상황이 정부와 국민에게도 전해지고 있다”며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 영토로 상륙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는 “환경조사는 지난해 1월 이후 세 번째였다”며 “정부는 상륙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이시가키시는 환경 보전을 위해 상륙 조사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일본 지자체가 국회의원과 기자를 데리고 센카쿠 열도 환경조사를 추진하자 해경선을 파견해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경은 일본이 중국의 이른바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듯한 발언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해경선을 센카쿠 열도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