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씨가 수차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대중의 공분이 커진 가운데, 이 사건을 바라보는 한 경찰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김호중이 처음에 잘못을 시인하지 않아 일을 더 커지게 했다는 지적이다.
2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청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쓴 글이 화제가 됐다. ‘호중이 형! 경찰 그렇게 XX 아니야’라는 제목의 글로,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글쓴이 A씨는 “상대측에 합의금 건네고 음주는 음주대로 처벌 받았으면 끝났을 일을 형 눈에 수사기관이 얼마나 XXX으로 보였으면 구라에 구라(거짓말)를 쳤을까 싶어”라며 “시간 지나서 음주 측정해서 수치 안나와도 형 술 X먹은 곳 CCTV 까고, (만약) 영상이 없어도 동석한 사람들을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하면 10에 9.9는 알아서 다 불어”라고 말했다.
그는 “돈 많이 써서 고용한 변호사가 옆에서 알려줬을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A씨는 이어 “형 사건처럼 복잡한 건 여러가지 적용해야 할 법률도 많아서 법리 검토를 하기엔 일개 경찰서 수사팀이 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단기간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하루 이틀 만에 증거 확보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영장 청구까지 했다는 건 전 수사관이 매달려서 수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 분담해서 했다는 얘기”라며 “쉽게 말하면 그냥 XXX 화났단 얘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살인, 강간 등 형보다 더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상대하고 수사하는 전국의 경찰관이 다른 수사관을 응원하는 글을 본 적이 없었는데 형 덕분에 처음 봤다”며 “실제로 우리 내부 게시판에는 서울 강남경찰서를 응원한다는 글까지 올라왔고, 담당 수사관을 응원한다는 댓글이 100개가 달렸다”고 적었다.
A씨는 또 “들리는 얘기로는 형 죄질이 하도 X같으니까 윗 라인에서 형 정문으로 나가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카더라’도 있더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구속 축하한다”며 “일을 키운 건 소속사도 팬클럽도 아닌 김호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그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법원은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며 세 사람에게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