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개막 전 만나…지난달 화상 통화로 소통 재개

美中 국방장관 싱가포르서 18개월만에 회담…대만·남중국해 등 논의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미국 국방장관이 제21차 샹그릴라 대화 정상회의 참석의 일환으로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31일 첫 대면 회담을 열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와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미중 국방장관은 이날 시작하는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오후 1시(현지시간)께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만났다. 미국 측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이 약 1시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둥 부장은 중국 당국의 반(反)부패 조사로 낙마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 후임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방부장에 취임했고, 지난달 오스틴 장관과 1시간가량의 화상 통화로 처음 소통했다.

미중 국방장관이 직접 만나 대면 회담을 여는 것은 오스틴 장관이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웨이펑허 전 중국 국방부장을 만난 이후 18개월 만이다. 이후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사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됐다.

美中 국방장관 싱가포르서 18개월만에 회담…대만·남중국해 등 논의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샹그릴라 대화 정상회담과 별도로 동쥔 중국 국방부장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위해 대표단과 함께 도착하고 있다. [AFP]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리상푸를 국방부장에 임명하면서 미중 국방장관 소통은 단절됐다.

오스틴 장관과 리 전 부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서 악수는 했지만, 실질적인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리 전 부장은 10월 면직됐다.

이날 미중 국방장관 회담은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및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으로 대만해협 긴장이 상승하고,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갈등 속 미국이 필리핀 편을 드는 가운데 성사된 자리여서 두 현안을 놓고 양국 안보 수장이 날선 입장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