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빈소에 조기 보낸 '서울시장'…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92)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970년대 서울 명동을 장악한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92) 씨가 10일 사망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기를 보냈다가 철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설운도, 태진아 등 연예인들도 근조화환을 보냈다.

지난 10일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 씨의 빈소 분향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낸 조기가 걸렸다. 조기에는 '서울특별시장 오세훈', '근조(謹弔)'라 적혀 있었다.

빈소 앞에는 설운도·태진아 씨 등 연예인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도 빼곡하게 들어섰다. 1975년 '사보이호텔 습격사건' 등 신상사파와 맞섰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 씨도 '조양은 선교사' 명의로 화환을 보냈다.

오 시장이 조기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장이 조직폭력배 장례식장에 조기를 보낸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서울시는 11일 오후 조기를 장례식장 직원을 통해 철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지인이 요청해 조기를 보낸 것으로, 최측근도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라며 "오 시장과 직접 인연이 없고, 부적절한 설치였다는 지적이 있어 회수했다. 보다 엄격하게 조기 조치여부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상현 씨는 6·25 당시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근무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평생의 별명을 얻었고, 1970년대 명동을 장악하고 신상사파 보스로 활동했다.

신 씨의 장례식장에는 빈소 곳곳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조직원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서열을 따지기는 풍경이 연출됐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경찰청과 송파경찰서 소속 사복형사들을 병원 주변에 대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