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단속 1주차에 118건 접수

피의자 94% 가량이 10~20대

‘미투’처럼 번진 딥페이크 신고…붙잡은 7명 중 6명이 ‘10대’
지난달 30일 대구 수성구 시지중학교에서 학교전담경찰관(SPO)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딥페이크(Deepfake) 디지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찰이 ‘허위영상물 특별 집중단속’을 시작했는데 단속 1주차에 특정한 피의자(33명)의 94%가 10대였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딥페이크 성범죄 특별 단속을 시작하자 불과 며칠 사이에 총 118건의 딥페이크 관련 범죄가 접수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33명의 피의자를 특정했고, 7명을 바로 검거했다.

대부분은 10대였다. 경찰이 8월 마지막 주에 특정한 피의자 33명 중 31명이 10대였고, 붙잡은 피의자 7명 중 6명도 10대였다.

주변 지인의 사진을 함부로 음란물과 합성한 딥페이크 합성물을 이른바 ‘겹지인방’, ‘지인능욕방’ 따위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유하는 사례는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7월 사이에 경찰이 파악한 발생건수는 297건, 주당 평균 9.5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특별단속을 시작한 8월 마지막주에만 118건이 접수되며 폭증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2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추측컨대 과거엔 수사 의뢰를 안 하고 사인 간에 합의를 보고 넘겼던 것이 이제는 ‘미투(me too)’ 운동처럼 되니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투’처럼 번진 딥페이크 신고…붙잡은 7명 중 6명이 ‘10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주관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 시민·대학생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

피해 사례가 잇달아 터져나오자, 그간 10대 사이에서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돼 있었는지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7월 말까지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피의자 연령 구성을 보면 10대 비중이 73.6%(131명), 20대는 20.2%(36명)로 10~20대가 전체의 94% 가량을 차지한다.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를 통해 전국 초중고교에서 디지털 성범죄 예방 활동과 홍보 등을 시작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0대 사이에서조차 범죄에 대한 불안, 피해 의식이 자라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기술을 잘못 사용했을 때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