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 부르던 동거男을 죽였다…20대 지적장애인, 정신병원서 시작된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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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던 70대 동거남을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20대 지적장애 남성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이재욱)는 25일 오후 살인 및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과 1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유지했다.

앞서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했다. 검찰은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 측은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고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부당하다는 이유였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던 B(70대)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뒤 흉기로 시신마저 수차례 찔러 훼손했다.

A씨와 B씨의 동거는 2022년 4월 이들이 부산 한 정신병원에서 처음 만난 뒤 이뤄졌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입원 중이었다. A씨는 분노조절장애 치료, B씨는 알코올의존증후군 치료를 위해서였다. 이듬해 1월 병원에서 퇴원한 A씨는 함께 살자는 B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B씨의 집에서 동거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뒤 연초부터 한 달간 B씨로부터 성행위를 요구받았다. A씨는 또 B씨로부터 ‘술을 사달라’거나 ‘밥을 만들어달라’는 등 심부름과 잔소리를 듣고 불만을 품다 같은 해 12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와 B씨는 서로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수차례 112에 신고했지만, 신고 이후에는 매번 화해하고 계속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모아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A씨에게 징역 15년 선고와 함께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