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전셋값이 내려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데다 부동산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가 난망해 내년 봄에도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봄 다가올 전세대란에 현명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www.ggi.co.kr) 내년 봄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면 경매 절차와 소요기간을 감안해 지금 경매를 해야 한다. 경매로 집을 사려면 입주까지 시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매는 낙찰받은 후 경매절차로 소요되는 시간과 명도 과정 등이 있기 때문에 입주까지는 통상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내는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와는 달리 경매는 10% 보증금을 내고 낙찰이 되면 이에 대한 법원의 허가결정까지 절차상 총 14일이 걸린다.

이 기간 후 잔금납부기간이 통지된다. 잔금 난부는 매각허가결정확정일로부터 30일간 주어지며 그 기간 내에 언제든지 납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입주를 서둘러야 한다면 그 기간 안에 빨리 내면 된다.

잔금을 납부하면 바로 소유권 이전이 된다. 법적 소유권이 인정되지만 소유권을 온전히 돌려받기 위해서는 기존 거주자를 내보내는 명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명도 과정이 지지부진하면 입주가 어려울 뿐더러 임대나 매매도 어려워진다.

명도 과정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잔금 납부시 인도명령 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인도명령이란 낙찰자가 낙찰대금을 모두 냈는데도 점유자가 그 부동산을 넘겨주지 않을 때 법원이 “그 부동산을 낙찰자에게 인도하라”고 하는 법원 측의 명령이다. 인도명령은 신청한 날로부터 법원 심사를 거쳐 일주일 후 결정이 나고 대상자에게 송달된다.

이 결정문을 받고도 퇴거를 거부하면 낙찰자는 인도명령이 송달됐다는 증명서와 함께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인도명령서가 전달되면 대부분 대화를 통해 합의 방식으로 마무리가 된다.

즉, 낙찰 후 잔금 납부, 명도, 입주까지 빠르면 2달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일반 부동산 매매는 잔금과 입주가 계획대로 이뤄지지만 경매는 절차가 복잡하고 명도라는 변수가 있어 시간을 더 여유롭게 잡아야 차질이 없다”며 “내년 봄 입주하려면 지금쯤 낙찰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 팀장은 또 “현재 전셋값보다 경매 최저가가 낮은 물건들이 다수 있어 경매에 참여해 볼 만하다”며 “경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아파트 808동 104호(전용면적 60㎡)는 감정가 3억6000만원에서 한 번 유찰돼 최저가가 2억88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는 2억9000만원~3억1000만원으로 최저가가 전세가 보다 낮은 셈이다. 오는 31일 중앙지방법원 9계에서 입찰 예정이다.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늘벗마을 신창1차아파트 103동 1104호(전용면적 84.9㎡)는 감정가 2억4000만원에서 한번 유찰 돼 최저가가 1억6800만원이다. 이 일대 전세가는 1억9000만~2억원 전후로 역시 이 아파트의 최저가가 전셋값보다 오히려 낮다. 오는 20일 수원지방법원 8계에서 새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