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애니팡’으로 모바일게임 신화를 만든 개발사 선데이토즈가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이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은 주식공모로 자금을 모은 뒤 벤처기업을 합병해 우회상장을 돕는 회사다.

선데이토즈 상장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한 모바일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하는 사례로 크게 주목받았다. 선데이토즈는 13일 열리는 하나그린스팩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면 11월 초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게 된다.

<IPO돋보기> 우회상장하는 선데이토즈 승부수....과연?

하지만 최근 선데이토즈의 상장을 둘러싼 기류는 심상치 않다. 금융감독원이 투자위험 요소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합병신고서 정정을 두차례 요구한 데 이어 최근 하나그린스팩 주가도 급락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그린스팩은 지난달 27일 금감원에 정정 합병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된 합병신고서에 따라 합병 비율은 기존 1:12.8에서 1:12.2로 조정됐다. 합병 비율의 변경은 선데이토즈의 평가가치가 기존 1175억 원에서 1121억원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13일 열리는 하나그린스팩의 합병주주총회에 모아지고 있다. 지난 7월말 선데이토즈 합병 발표 직후 6300원까지 오른 하나그린스팩 주가는 최근 약세다. 지난달 30일 종가는 424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인 4340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때문에 합병주주총회 때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를 밑돌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의 지분을 꾸준히 매수하는 것도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선데이토즈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경쟁이 가열된 가운데 주요 매출원인 ‘애니팡’ 시리즈의 후속작이 부진한 데 따른 시장 의구심이 증폭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선데이토즈의 차기작들 성과가 시장기대치에 못미치는 점은 큰 부담”이라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하로 모바일게임주 중에서 가장 저평가돼있다는 매력은 있지만, 단일게임 위주의 리스크와 시장경쟁심화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선데이토즈도 정정신고서에서 “모바일 게임산업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경쟁심화로 영업환경과 재무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역시 자사 게임 인지도가 낮고 해외시장 리스크로 성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