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ㆍ신동윤 기자] ‘패왕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제목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불법사이트를 통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 없이 이같은 역사물을 받아들여 잘못된 역사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불법다운로드 사이트 10여곳에는 ‘패왕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애니메이션 자료가 게재돼 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국내 개봉명은 ‘전국바사라 극장판’으로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동명 게임원작의 영화이다. 지난해 말 국내 개봉 당시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었다.

현재 이 애니메이션은 불법사이트 등을 통해 나이제한 없이 아무나 내려받을 수 있어 이를 본 초등생이 상당수다. 실제로 이 애니메이션을 알고 있는 서울 마포구 소재 A초등학교 5학년 김진영(11ㆍ가명) 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패왕이라고 불리는 것을 보니 영웅이나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교육이 부실한 상황에서, 임진왜란 때 한반도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영웅시하는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좋은 사람” 어린이들의 잘못된 역사인식

서울 은평구 소재 A초등학교 교사 김모(30) 씨는 “초교 5학년때부터 역사 교육이 시작된다.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를 못하는 상황에서 패왕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애니메이션을 접하면, 보는 그대로 이해하고 믿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소재 B초등학교 교사 이모(53) 씨는 “요즘에는 ‘최고다 이순신’이라는 드라마의 영향으로 이순신 하면 드라마의 주인공 ‘아이유’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특히 지난달 28일이 이순신 장군 탄생 제468주년이었지만 이와 관련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전혀 없었다.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