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이해관계 불일치 난관
기업회생·파산 기로…2차 협의회 꺼낼 카드에 관심
자금조달·투자유치 현실성 여부가 관건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기업회생과 파산 기로에 선 티몬과 위메프가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보름여 앞두고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이달 말까지 투자의향서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자율협약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회생·파산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경영진과 채권단은 지난 13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절차협의회 참석해 앞서 티메프가 제출한 자구안을 논의했다. 1차 협의회를 앞두고 제출된 자구안에는 티몬과 위메프가 제시한 사업 정상화 방안을 포함해 정산 시스템 개편, 채권자 변제안 등이 담겼다.
▶이해관계 다른 채권단…첫 단계부터 ‘삐그덕’=에스크로 계좌를 통한 정산 시스템 개편 이외에 채권자의 관심은 출자전환 등 기업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에 모였다. 기본적으로 출자전환 이후 무상감자해 결손보존하는 계획이 제시됐으며, 이외에 소액 채권자 우선변제 계획이 자구안에 포함됐다. 다만 소액채권 선 변제에는 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아 관련 계획에 대한 이행 가능성은 낮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의 전체 채권자 수는 각각 수만명을 상회하는데 200만원을 균등 상환해 채권자 수를 각각 감소시키는 안(티몬 4만9000명→9000명, 위메프 6만6000명→6000명)이 검토됐다. 다만 고액채권자 중심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200만원 일괄 변제안’을 거부하며 난관을 맞이했다.
회생·파산업계에 따르면 채권자협의회는 한국스탠다드차타은행, 시몬느자산운용, 한국문화진흥, 카카오페이, 교원투어, 한샘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금융채권자와 소액상거래채권자 간 이해관계의 불일치가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 난이도를 높인 셈이다.
ARS란 기업·채권자가 협의회를 구성해 법원의 개입 없이 자금조달 및 변제방안을 자유롭게 협의하는 제도다. ARS 프로그램 하에서는 채권자명부 확인에서부터 채권신고, 회생계획안 동의 등 절차가 대상기업과 채권자 간 협조를 얻어 진행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소액채권 선 변제 없이는 채권자들 간 이해관계 조율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에서 꺼낼 카드는?…티메프 ‘숨가쁜 2주’ 초읽기=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우선 보름여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등이 숙고할 시간을 부여한 뒤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오는 30일 개최할 예정이다.
통상 이 단계에서 ARS 연장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2차 협의회에서 티몬과 위메프가 제시할 ‘카드’가 중요하다. 티몬과 위메프 경영진 등이 투자의향서(LOI) 혹은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자금조달을 실제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현실성 여부에 따라 향후 경영진과 채권단 양측이 밟게 될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아울러 회생·파산업계 또한 티몬과 위메프 경영진 및 채권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앞서 시장에서 제기된 ARS 조기종료를 위한 회생개시 전 회계법인의 조사(이하 ‘개시 전 조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지만 향후 조사위원 선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회계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