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해외에서도 수학여행을 떠난 어린 학생들이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을 거둔 안타까운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것은 일본의 시운마루(紫雲丸)호 침몰 사고다.

1955년 5월 11일 시운마루호는 시코쿠(四國) 다카마쓰(高松)시 앞바다에서 일본국유철도(JNR)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다. 짙은 안개 때문에 바로 앞까지 다가온 화물선을 보지 못한 데다, 선박 안에 레이더 장비가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이 배에는 시마네(島根県)현, 히로시마(広島)현, 에히메(愛媛)현 등지에서 수학여행을 떠난 초ㆍ중학생 100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탑승객 168명이 사망했다.

<생생>해외 수학여행 참사는…日시운마루호 침몰ㆍ마알랏 인질극 등…

이스라엘에서 고등학생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질극 ‘마알랏 학살사건’의 끔찍한 기억도 생생하다.

지난 1974년 5월 15일 이스라엘 북부 마알랏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민해방민주전선(DFLP) 조직원 3명은 네티브 메이르 초등학교에 난입, 이곳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고등학생 105명과 교사 등 총 115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권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민병들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이틀 동안 인질극을 벌였다.

수학여행 3일째를 맞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고교생들은 테러범의 요구에 따라 화약을 몸에 지닌 채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결국 진압과정에서 수류탄 폭발과 총격으로 학생 22명이 사망하고 68명이 부상을 입는 등 비극으로 끝이 났다.

<생생>해외 수학여행 참사는…日시운마루호 침몰ㆍ마알랏 인질극 등…

미국의 ‘마운트 후드 참사’도 최악의 수학여행 사고로 남아있다.

1986년 5월 12일 오리건 주 명문 에피스코팔 스쿨의 학생 15명은 교사 2명, 산악 전문가 2명, 학부모 1명과 함께 야생 체험 학습을 위해 해발 고도 3426m의 후드 산을 찾았다.

그러나 중간에 강력한 눈보라를 만나 동굴로 피신했다가 변을 당했다. 눈더미가 동굴 입구를 덮는 바람에 구조가 늦어진 것이다. 끝내 학생 7명이 눈을 감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란에서는 2012년 10월 19일 수도 테헤란에서 여고생을 태운 버스가 빗길에서 전복해 2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이 학생들은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전 당시 최전선이었던 지역을 방문하기 위한 수학여행을 떠나던 중이었다.

최근엔 파키스탄에서도 수학여행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월 15일 다우랏푸르에서 학생 30명과 교사 2명을 태운 버스가 다른 버스와 충돌한 뒤 대형트럭에 들이받힌 사고가 일어나 24명이 사망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던 길에 일어난 이 사고로 학생 21명이 끝내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