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오펜하이머·다크나이트…하나의 영웅, 세 개의 이야기 [이형석 칼럼]
#1 두 척의 배(페리선)가 강 위에 떠 있다. 한쪽엔 죄수들이, 다른 쪽엔 평범한 시민들이 타고 있다. 각 배에는 상대를 폭파시킬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고담의 악당 조커는 버튼을 먼저 누르는 배의 탑승객들은 살 것이요, 자정까지 어느 쪽도 누르지 않는다면 모두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과 죄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한쪽을 몰살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선의’를 놓고 배트맨과 벌인 조커의 내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죄수의 딜레마’다. #2 1945년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손에 쥔 버튼은 가짜이야기(코믹스)의 가상도시(고담)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다. 대규모의 인명을 살상할 ‘진짜’였다. 전쟁을 끝내고 더 많은(수십억명) 인류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수(수십만)의 사람들은 희생시켜도 될까. 미국 주도 연합군과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과학들은 ‘인간의 답’을 내렸다. 스위치는 작동했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잿더미가 됐다. #3 3000여년 전 신화와
2026-08-31 11: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