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코드 맞추기” 노조 거센 반발
KBS가 다음달 8일 단행하는 봄개편을 앞두고 내부 진통이 만만치 않다. KBS1 ‘현대사 프로그램’ 신설, KBS1라디오 ‘열린토론’ 폐지, KBS1 ‘뉴스라인’ 오후 11시30분으로 30분 뒤로 이동 등의 개편 내용이 내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KBS새노조와 KBS본부 노조는 19일 규탄 집회를 열고 “정권 헌납 관제개편”이라며 개편 중단을 촉구했다.
KBS새노조는 “현대사 프로그램은 007작전을 펼치듯 편성과 외주 일부 간부만 정보를 공유한 상태에서 비밀리에 진행했다. 다큐국 PD는 불과 2주 전에야 이런 사실을, 그것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뿐”이라고 밀실 개편을 주장했다.
남철우 새노조 홍보국장은 “입수한 외주사 기획안에는 10월 유신, 새마을운동, 윤이상, 신상옥&최은희, 육영수 피습 등의 아이템이 있다. 현 정부의 코드 맞추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도본부 및 편성PD는 30분 늦게 시작하는 ‘뉴스라인’도 뜬금없다고 지적한다. ‘뉴스라인’ 직전 오후 10시50분부터 11시30분까지 40분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애매하다는 것이다.
KBS는 또 봄개편에서 역사ㆍ환경ㆍ과학ㆍKBS스페셜 등 4대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통합하고, 방송시간대를 3개에서 2개로 축소했다. 1라디오에서 하루 100분간 주5일 방송되던 ‘열린토론’은 폐지됐다.
KBS는 20일 “2030세대에게 미처 알지 못했던 현대사의 이면과 과정, 사실 등을 일깨워 자부심과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게 하고, 40대 이상 세대에게는 그 날 그 순간의 감동, 아픔, 공감 등을 되새기며 세대 간 대화와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데 기획의도가 있다”며 “현대사는 그 대상이 1945년에서 2013년까지 68년이나 된다. 정권 홍보나 특정인 미화 프로그램이란 주장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밝혔다.
KBS는 이어 “ ‘뉴스라인’ 시간대 이동은 종일 방송 본격화에 따라 심야뉴스와 글로벌뉴스 기능 강화를 위한 편성 전략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밤 12시대 ‘월드뉴스’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열린토론’ 폐지에 대해선 “청취자에게 일상생활과 밀착된 정보를 제공하고 듣는 재미를 주자는 편성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KBS는 노조의 개편 저지 입장에 대해 “명백한 도전이며 위법이다. 편성은 노사협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