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미사일’ AGM-142 팝아이 실사격 성공
F-4E 팬텀 임무 마치고 6월7일 수원기지서 퇴역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50년 넘도록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한 F-4 팬텀이 서서히 작별 수순을 밟고 있다.
오는 6월 퇴역을 앞둔 F-4E 팬텀은 18일 마지막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공군은 F-4E 팬텀이 이날 AGM-142 팝아이(Popeye) 공대지미사일을 실사격했다며 F-4E의 마지막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AGM-142 팝아이는 F-4E 팬텀의 상징과도 같은 대표적인 무장으로 약 100㎞ 떨어진 표적을 1m 이내 오차범위에서 정밀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미사일이다.
1.6m 철근 콘크리트 관통 능력을 갖췄으며 벙커와 은폐시설, 견고화 작전시설 파괴 용도로 활용된다.
표적으로부터 5㎞ 지점부터는 조종사가 직접 미사일 방향을 조절함으로써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
팝아이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뽀빠이 미사일’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 공군은 2002년 처음 AGM-142 팝아이를 도입했는데, 2007년 AGM-84H 슬램이알(SLAM-ER) 공대지미사일이 실전배치되기 전까지는 우리 공군이 원거리에서 평양의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무기였다.
공군이 AGM-142 팝아이를 발사할 수 있는 전투기도 F-4E 팬텀이 유일했다.
F-4E 팬텀은 지난 5일에는 MK-82 공대지폭탄 실사격 훈련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3대의 F-4E는 각각 10발의 MK-82 폭탄을 투하하며 압도적인 폭격능력을 선보였다.
MK-82는 건물과 교량 파괴 등에 활용되는 항공기 투하용 폭탄으로 0.2m 이하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
F-4E는 MK-82 폭탄을 최대 24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훈련에 참가한 김도형 제10전투비행단 제153전투비행대대 소령은 “실사격 훈련을 통해 어떤 표적이라도 즉각 강력하게 타격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한때 최강의 전략무기였던 팝아이의 마지막 실사격을 맡게 돼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적들을 떨게 했던 팝아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강력한 위용과 미사일을 운용하며 가졌던 자신감은 팬텀맨들의 가슴 속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해 온 F-4 팬텀은 오는 6월7일 수원기지에서 퇴역식을 갖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된다.
공군은 지난 1969년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였던 F-4D를 도입함으로써 미국과 영국, 이란에 이어 네 번째 팬텀 보유국이 됐다.
‘게임체인저’로 불린 F-4D 도입으로 우리 공군은 단번에 북한 공군력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이후 F-4 팬텀은 ‘하늘의 도깨비’로 불리며 1994년 KF-16이 전력화하기 이전까지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F-4는 최대 마하 2의 속도에 약 7.25t에 달하는 무장능력을 자랑하며 전천후 전폭기로 이름을 떨쳤다.
AGM-142 팝아이와 AGM-65 등 공군에서 사용하는 20개의 탄종 장착이 가능하다.
공군은 1977년부터는 F-4 개량형인 F-4E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F-4E는 기체 내장형 기관포를 장착하고 향상된 레이다와 각종 전자장비, 개량 엔진 등을 탑재해 F-4D보다 한층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일부 기체는 AGM-142 팝아이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함으로써 기존 F-4D를 넘어서는 임무수행능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