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 2나노 생산 여부엔 “완전히 손에 쥐지 않은 공정, 밖으로 안 나갈 것”

TSMC-AI/CHINA
TSMC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앞으로 10여 년 동안 매년 대만에 공장을 1개씩 건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경제장관이 20일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은 이날 입법원(국회) 경제위원회에 출석해 “경제부 추산에 따르면 TSMC가 향후 10여년 동안 대만에 해마다 공장을 한 곳씩 지을 가능성이 크다”며 “TSMC의 번영에 축복을 주기 위해 경제부도 반드시 공장 설립에 따른 물과 전력 등 수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궈 부장은 “다만 관련 계획은 여전히 TSMC의 발표를 위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TSMC의 미국 공장 설립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궈 부장은 “세계에는 TSMC가 필요하고, TSMC가 세계로 나가는 것은 필연적”이라면서 “TSMC에는 약 8만명의 직원이 있는데 미국 공장 설립은 문화 차이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700명의 기술자를 대만에 보내 배우게 했고, TSMC 역시 500∼600명의 기술자를 미국에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TSMC 미국 공장이 사용하는 첨단 기술은 대만에서도 매우 흔치 않은 것”이라며 “TSMC 미국 공장에는 200억∼300억달러(약 28조∼42조원)가 투자되는데 해외 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공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궈 부장은 ‘TSMC 미국 공장 완공식이 취소된 것이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가 과거 정부처럼 TSMC의 미국 투자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TSMC는 이미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았으며 TSMC 미국 공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에 이뤄진 투자 결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TSMC가 12월에 완공식을 열지, 트럼프 당선인 등이 참석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궈 부장은 대만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된 미국 내 첨단 2나노급 제조 공정 생산 문제에 관해서는 “시장 수요 및 해당 국가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갖추고 있는지는 기업이 해외 발전에서 참고하는 가장 중요한 두 요인”이라며 “TSMC 2나노가 미국에 갈 것인지 문제는 시장 수요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적 고려에도 기반을 둔다. 완전히 손에 쥐지(把握) 않은 제조 공정은 바깥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만 정부는 핵심 기술인 최첨단 2나노 공정을 산업 경쟁력 및 안보 문제와 연관 짓고 있다. 궈 부장은 이달 초 입법원 질의에서 2나노 공정의 국외 생산에 관해 “중화민국(대만) 법령에 근거하면 나는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미국이 TSMC 애리조나 공장에 2나노 공정을 도입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와 애플의 주요 파트너사인 TSMC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와 대출금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 25%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아 애리조나에 3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당초 TSMC는 내달 초 애리조나 P1 공장 완공식을 거행한 후 TSMC 4나노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최근 완공식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매체들은 TSMC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해 정책 윤곽이 드러난 뒤 완공식을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통의 언급을 전했다.

한편에서는 애리조나 공장 채용 과정의 문제로 완공식이 미뤄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TSMC는 완공식에 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TSMC는 현재 대만 내에 글로벌연구센터 1곳, 12인치 웨이퍼 공장 4곳, 8인치 공장 4곳, 6인치 공장 1곳, 첨단 패키징 공장 5곳 등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