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라벨로 돌아온다.

22일 세계 최대 음반 유통사 유니버설 뮤직에 따르면 조성진은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라벨의 피아노 독주 전곡과 피아노 협주곡 2곡을 녹음, 이날 디지털 싱글 ‘쿠프랭의 무덤’을 먼저 공개한다. 음반은 내년 1월 17일 발매 예정이다.

조성진은 파리 음악원 재학 시절 라벨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에 대해 “라벨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가 남긴 구체적 지시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예를 들어 ‘거울’은 매우 까다로운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인데, 상당히 섬세하고 드라마틱한 동시에 상상력과 색채가 풍부한 곡이라서 모든 지시를 적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독주회에 대해 음악 전문지 ‘스케르초’는 “아마도 우리 시대 최고의 라벨 해석가”라고 극찬했고, 에든버러 페스티벌 독주회에 대해 스코틀랜드 일간지 ‘더 스코츠맨’은 “라벨로 구성된 1부에서 조성진은 거의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완벽한 정확도를 가지고 대조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색채와 함께 음악이 여유롭고 따뜻하게 숨 쉴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 냈다”라고 평가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이번 음반에 실릴 협주곡은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SO)와 함께 했다. 올초 안드리스 넬손스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SO)와의 협연은 세계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당시 카네기홀에서 있었던 ‘왼손을 위한 협주곡’ 연주를 리뷰한 온라인 클래식 사이트 ‘바흐트랙’은 “조성진의 왼손은 건반을 가볍고 힘 있고 능숙하게 휘저으며 오케스트라의 초반 크레센도에 천둥 같이 어두운 화음과 숨막히는 카덴차로 응수했다”고 했고, ‘뉴 크라이테리언’은 조성진의 연주를 “단연코 모범답안”이라고 평했다.

조성진은 연주의 모든 공은 BSO에 돌렸다. 그는 “BSO와 연주할 때면 마치 프랑스 정신이 그들의 피 속에 흐르는 것 같다. 그들과의 연주와 녹음은 나에게 큰 영감을 준다. 안드리스 넬손스와의 작업은 언제나 큰 기쁨”이라고 했다.

도이치 그라모폰은 이번 음반을 두 장으로 낸다. 첫 번째 앨범인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집’을 2025년 1월 17일 디지털과 2장의 CD로 발매한다. 이에 앞서 ‘쿠프랭의 무덤’을 시작으로, 12월 13일 ‘소나티네’, 2025년 1월 3일 ‘샤브리에 풍으로’ 중 일부를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선공개한다.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이 수록된 두 번째 앨범은 2월 21일 발매한다. 전체 트랙이 담긴 디럭스 에디션은 4월 11일 선보인다.

조성진은 “한 작곡가의 전곡을 연주하거나 녹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전보다 훨씬 깊이 라벨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의 음악이 가진 다양한 측면에 몰입하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진은 라벨 탄생 150주년을 맞아 라벨의 협주곡과 피아노 독주 전곡 연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1월 25일 빈 콘체르트하우스 독주회를 시작으로 2월과 3월 카네기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연주가 포함된 미국 순회연주를 진행한다. 4월과 5월에는 런던 바비칸 센터,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등 유럽 및 독일 유수의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하며, 베를린 필하모니에선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음악가 연주도 이어간다. 이후 여름까지 아시아와 미국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