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없는 사회”…후지이 감독의 30대 집대성 [인터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시간은 곧게 흐르지 않는다. 열일곱 여름에 만난 소년·소녀가 서른둘의 여름에 닿기까지, 15년. 첫사랑이 세상의 무게를 배우고, 꿈이 생활에 밀려나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 입을 만큼 긴 시간이다. 오래 입은 청바지처럼, 녹슨 기계의 이음새처럼 삶은 여기저기 닳고 삐걱댄다. 세토 내해의 작은 섬에서 만난 카이(요코하마 류세이 분)와 아키미(히로세 스즈 분)는 그 시간을 함께, 그러나 대부분은 따로 건넌다. 함께 보자던 여름밤의 불꽃은 번번이 어긋난다. ‘그대, 별처럼’은 그 세월을 서두르지도, 부풀리지도 않는다. 일렁이다 가라앉는 감정의 잔물결을 한 뼘 거리에서 가만히 바라본다. 디지털로 시작한 화면은 마지막 장에서 35㎜ 필름으로 바뀐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비로소 손에 잡히는 질감을 얻는다.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도 삶은 이어지고, 저녁 하늘에는 가장 먼저 뜨는 별 하나가 남는다. “단순한 연애 영화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인생, 여러 사람의 사랑 이야
2026-10-21 15:5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