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암살자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의 영화 ‘암살자(들)’이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극 중 사건의 배후 가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일면서 평점이 양극단으로 쪼개지는 등 스크린 안팎의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2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추석 연휴였던 지난 24~27일 나흘 동안 140만 7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나흘 만인 지난 26일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는 156만 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추격극이다. 배우 유해진이 의혹을 파헤치는 형사, 박해일이 진실을 좇는 신문사 사회부장, 이민호가 패기 넘치는 신입 기자로 호흡을 맞춘다.

영화는 저격범의 단독 범행이라는 당시 정부 발표 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측 또는 중앙정보부(KCIA)가 사건을 기획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극 중 일부 인물의 입을 빌려 제기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음모론이자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관람객 인증 기반의 CGV 골든에그지수는 92%가 나왔으나, 포털 네이버의 네티즌 평점은 2.4점(10점 만점)으로 급락하며 플랫폼별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정치권에서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역사적 비극을 편향된 시각으로 난도질했다”는 성토가 잇따랐다.

방송인 겸 의학전문기자 출신 홍혜걸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정면 비판했다. 홍혜걸은 “영화 ‘암살자(들)’은 불편하다. 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게 옳은가”라며 “자기 진영엔 절대 허용되지 않을 각본도 반대 진영으로 오면 예술이 추구하는 허구라며 찬양한다. 내로남불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2025년 갤럽 조사에서 국민 62%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 평가했고, 육영수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가장 높은 호감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개봉 전 인터뷰에서 “감춰진 진실을 규명하려는 목적보다는, 의혹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대를 살아낸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연휴 기간 2위는 71만여 명을 모은 변요한·노재원 주연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최국희 감독)가 차지했다. 이어 최민식·한소희 주연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인턴’(김도영 감독)이 45만 5000여 명으로 3위, 누적 관객 1178만 명을 기록 중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Odyssey)’가 36만 4000여 명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가능한 사랑’은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한시 상영되며 9만 3000여 명(5위)을 기록했다. 연휴 직후인 28일 오전 9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는 일본의 인기 캐릭터)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ちいかわ): 인어 섬의 비밀’이 38.3%(예매 관객 16만 2000여 명)로 1위로 뛰어올라 파란을 예고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