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본관 외 건물점거 해제 선언…“남녀공학 전환 논의 철회하면 본관점거 해제”
내홍 일단락 분위기에도 기물파손 등 불씨 여전…25일 3차 면담서 대책 논의 예정
[헤럴드경제=김용재·박지영 기자] ‘남녀공학 전환’ 추진으로 학교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건물점거 해제를 선언했다. 남녀공학 논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점거 농성에 나선 지 11일 만이다. 다만 기물파손 등 책임 공방이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22일 동덕여대 제57대 총학생회 ‘나란’에 따르면 “대학 본부와 25일에 3차면담을 갖기로 잠정 합의했고, 면담 전까지 대학본부는 의견수렴 구조체를 구상하고 학생회 측은 본관 외 백주년 점거와 수업방해를 비롯한 건물 점거를 풀 것으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본부는 기존과 다른 민주적인 의견 수렴 절차 구조를 가져올 것을 중앙운영위원회와 약속했다”라며 ▷ 교무회의 이전 학생 의견 수렴 ▷형식적이지 않은 학생 의견 수렴 등을 요구했다.
총학생회 측은 “대학본부가 제시하는 방안이 실질적으로 학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때까지, 우리가 충분히 이해 가능할 때까지, 남녀 공학 전환에 대한 철회가 이뤄질때까지 본관점거는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동덕여대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면담을 진행한 결과 남녀공학 논의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논의 재개시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 발표를 전제로,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 해제와 수업 전면 재개에 합의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수업 재개는 오늘부터”라면서도 “(건물이) 어떤 상황인지 안을 봐야 한다. 일단 정리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학생회와 학교 측은 여전히 기물 파손 문제에 관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학교 측은 래커칠 등을 거론하며 “총학생회에서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학생 측은 “학우들이 분노로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업박람회가 취소되면서 주관업체가 요구한 손해배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에 따른 전체 피해 규모를 24억4000만원∼54억4000만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취업박람회 취소를 이유로 총학생회에 손해배상 청구서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