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 새마을금고 여직원들 고소장 접수
어깨동무하고 팔뚝 주무르기, 이마·목덜미에 손 짚기
피해자 “출근이 너무 지옥 같고, 눈 뜨기도 싫었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여직원들을 상대로 무려 5년 가까이 성추행을 일삼은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결국 경찰 수사를 받는다. 참다 못한 여직원 3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종로구 소재 한 새마을금고 전현직 여직원 3명이 이 모 이사장으로부터 수년간 상습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해 배당을 마쳤다”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 이사장은 지난 2020년 해당 지점에 부임한 뒤 여직원들을 상대로 상습 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호소한 한 여직원은 결혼 직전 퇴사했고, 남은 직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고 한다.
MBN이 공개한 사무실 내부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이 이사장은 여직원 A 씨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고 팔뚝을 주물렀다. 다른 날에는 열이 나는지 확인하겠다며 이마에 손을 짚거나 목덜미에 손을 대기도 한다. 괜찮다며 손사래를 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끌고 가려는 듯 팔목을 잡아당기는 모습도 담겼다.
A씨는 “출근을 해야 되는 게 진짜 너무 지옥같이 싫고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고 눈 뜨기도 싫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XXX가 안 돌아가는 X이라고 XXX’ 이렇게까지 욕을 하시는 분이라 저희가 성희롱, 성추행을 당하면 싫다는 표현도 못 하고 피하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여직원은 지난 4월 출산 휴가에서 복직한 첫날 아침 이 이사장이 축하한다며 포옹을 시도해 불쾌했던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 따르면 이 직원은 처음에는 이 이사장의 포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텼지만 결국 힘에 밀려 상체만 앞으로 쏠리며 안기게 됐다.
아침마다 커피 심부름을 했다던 또 다른 여직원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결혼 직전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적나라한 사진이 걸린 술집에서 이사장과 회식을 해 심적으로 힘들었고, 술을 강요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MBN 취재진에게 “성추행을 할 목적이 있었다면 분리된 장소에서 하지 않았겠느냐”며 고의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