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당초 공개적인 장소인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진행한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 대표는 ‘본거지’인 국회 대표실에 자리를 잡았다. 이를 두고 당내 주요 인사들은 “체면이 있는데 일반인처럼 거리에서 (단식)하기는 그렇다”며 사정을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이날부터 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았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접견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결코 단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단식 장소를 대표실로 잡은 것을 두고는 “체면이 있는데 일반인처럼 길거리 나가서 (단식)하기는 좀 그렇다”며 “그래도 대표 지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실을 찾은 서청원 전 대표는 “(대표실) 안에서 하나 밖에서 하나 단식하는 건 똑같은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로텐더홀에서 단식할 경우 외부 손님도 많이 오고 견학도 많이 오는데 그런 것도 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 단식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발끈’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대표실 문을 왜 안 여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짓 단식하나 싶어서 그러느냐”고 응수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단식을 비공개로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에이, 말도 안 된다”며 “이 대표가 어떤 사람인데, 우리가 반대해도 단식하겠다는 사람”이라며 ‘비공개 단식’이란 일각의 시각을 일축했다.
이날 점심께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이 대표는 현재 물과 소금을 먹으며 버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대표는 “나도 8일간 단식해본 사람인데 단식하면 대단히 몸이 많이 상한다”며 “단식을 하려면 소금도 먹어야 하고 단식을 하면 위장장애, 심장마비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 대표에게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게 단식을 해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해 대표의 단식, 릴레이 1인 시위 등 ‘초강수’를 두고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 의장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