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중단, 美 12월 금리인상 앞두고 대출금리 상승세

금융당국 특별점검에 은행 대출심사도 깐깐해져

실수요자 발동동…연말 대출절벽 넘어 대출대란 사태 오나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정부가 연말까지 사실상 보금자리론을 중단키로 하자 발빠른 실수요자들이 은행 창구로 몰려들면서 대출금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집단대출 규제(중도금 보증한도 축소 등)가 강화된데다, 금융당국이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금융권 특별점검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대출심사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대출 절벽’을 넘어선 ‘대출 대란’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최근들어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금자리론 중단]실수요자 대혼란…은행 대출금리도 꿈틀
[사진=헤럴드DB]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신규대출기준) 평균금리는 2.70%로 8개월만에 상승세로 반등했다.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변동금리형 주담대)와 금융채(혼합금리형 주담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다, 대출심사 강화 등이 겹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실제로 9월 마지막 주 2.82%~4.12%(포유 장기대출)였던 KB국민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번주 2.94~4.24%로 높아졌다.

은행권 뿐 아니라 상호금융권 등 2금융권의 대출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한동안 대출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4분기(10~12월)에 분양을 앞둔 아파트만 17만6000채를 웃돌기 때문에 중도금대출 신규수요는 한동한 계속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갑작스런 가계부채 옥죄기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층의 혼란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재무상태가 건전한 가계도 대출이 제한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미시적으로 규제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보금자리론(10~30년간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한 장기 주택담보대출) 대출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런 조치에 실수요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조건에 맞지 않은 주택구매실수요자, 기존대출대환대출자 등은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 변동금리대출 등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금자리론 중단]실수요자 대혼란…은행 대출금리도 꿈틀
[사진=헤럴드DB]

보금자리론 가능 대출자도 대출한도가 1억원 이하로 줄어 전국 집값 평균이 3억원을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추가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권 상황도 녹록치 않다. 정부가 가계대출이 급증한 은행엔 특별점검를 실시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은행권 내부에서 가계대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대출 역시 대다수 은행들이 한도소진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이 가능해도 소득요건 등 대출심사가 깐깐해져 원하는 금액만큼 대출 받기 쉽지 않고 더 높은 금리도 감수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금자리론보다 최소 0.3%포인트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며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금리부담은 더 커질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