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막다른 골목에 대한 범죄예방디자인 솔루션 적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아파트가 거의 없는 단독ㆍ다세대주택 중심의 서울 중곡3동은 불규칙적인 골목 구조로 인해 막다른 골목과 담벼락이 많아 사각지대가 많고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은 곳, 실제 범죄율은 높지 않은 반면 이러한 환경 및 주변여건으로 인해 범죄유발에 대한 주민 불안감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에 막다른 골목의 이웃들이 모여 공동으로 관리하는 ‘모둠지기’ 방범시스템과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아이템들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범죄취약지대에 디자인을 입혀 환경을 개선을 통해 강도나 성폭력 같은 범죄를 예방하는 내용의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광진구 중곡3동에 추가로 조성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지역은 서울시내 총 11곳으로 늘어났다. 2012년부터 실시한 범죄예방디자인은 재개발 유보지역, 싱글여성 밀집지역, 재래시장지역, 외국인 밀집지역 등의 지역특성 맞춤형으로 개발ㆍ적용해왔으며 중곡3동의 경우 막다른 골목 다수지역에 대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광진구 중곡3동은 단독ㆍ다세대주택 비율이 77% 이상으로 주택 사이사이에는 대로변에서는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공간이 많고,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는 사잇길 또한 많아 초행길의 사람은 길을 잃기가 쉬울 만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불구불한 골목 끝의 막다른 공간은 지역주민 또는 통행인으로부터 자연적 감시를 보장받기 힘들며 취약한 골목의 경우 범죄자가 은폐장소로 활용할 우려가 있고 범죄자가 구석에 몰렸을 때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우발적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생긴다.
서울시는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여 중곡3동 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보행환경이 집중되어 있고 막다른 골목의 깊이가 깊거나 굽은 정도가 심하여 범죄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을 대상지로 선정,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모둠지기’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모둠지기’는 모둠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솟을대문’(13개 : 블랙박스 카메라, 비상부저, 경광등, LED 조명, 문안 순찰판), 주택과 주택 사이의 담벼락에 설치된 ‘사방등’(16개 : 동작을 감지해 조명이 켜짐으로써 범죄자에게 경고를 취함), ‘블랙박스 카메라’(13개), ‘모둠지도’(9개), ‘벽면도색’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3개의 모둠(12개의 막다른 골목과 1개의 사잇길)에 설치되었다.
‘솟을대문’의 블랙박스 카메라는 24시간 전원이 켜져 있으며 동작 감지 시 렌즈가 깜빡거리며 촬영을 시작한다. 비상부저 버튼은 비상상황 발생 시 두번 연속으로 누르면 경고음이 발생하며 비상부저 작동 시 LED 경광등이 함께 30초 동안 깜빡거린다. 바닥조명은 야간에 조도센서에 의해 작동하며 바닥에 조명이 켜져 외부와 모둠 영역을 구분시켜 준다. 문안 순찰판은 중곡3파출소에서 마을을 돌며 순찰 시 스티커를 붙이는 기존 시스템을 연계한 것으로 파출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골목이 길고 깊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곳에는 블랙박스 카메라를 추가로 달아 감시효과를 더 높였다.
모둠입구에 설치된 ‘모둠지도’는 골목 안이 준 사적 공간임을 강조하고 도로경계에서부터의 영역성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이를 통해 막다른 길에 위치한 주택의 위치와 길의 형태를 모둠입구에서부터 인지하도록 하여 외지인의 배회나 절도․침입 등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설치된 모둠지기 시스템은 모둠대표, 주민, 구청, 주민센터, 파출소 등 다양한 관리주체가 협력하여 관리해나갈 예정이다.
변태순 디자인정책과장은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환경개선과 더불어 지역의 범죄 취약점을 주민이 직접 인지하고 다양한 안전시설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비로소 서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 중곡3동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같은 모둠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함께 관리하고 활용함으로써 더 안전하고 따뜻한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