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미세먼지도 위험…女폐암환자 4년새 33%↑ -외출땐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물 충분히 마셔야 -다시마 등 해조류ㆍ도라지ㆍ마 등 뿌리채소 ‘도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해 초부터 주부 조모(53ㆍ여) 씨는 목이 자주 쉬었다. 기침ㆍ가래도 3주 이상 지속됐다. 자신의 증세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은 조 씨는 의사의 권유로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폐암으로 진단받은 김 씨는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1년 넘게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태어나 지금까지 한 번도 담배를 입에 대 본 적이 없는데 충격이었다”며 “최근 부쩍 심해진 미세먼지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최근 몇 년 새 미세먼지는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매일 방송되는 일기 예보를 보면 기상캐스터는 날씨, 온도는 물론 미세먼지 농도까지 알려 준다. 뿐만 아니라 다음달 제19대 대통련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연일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각종 심혈관계ㆍ호흡기 질환은 물론 폐암 발생 위험까지 증가시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미세먼지의 공포]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폐암 발생 위험 22%↑

▶미세먼지 10㎍/㎥ 증가 시 천식ㆍ폐암 환자 사망률↑ =세계보건기구(WHO)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4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정에서 요리할 때 발생한 미세먼지와 공기오염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원인으로는 호흡기 질환이 40%, 심혈관계 질환이 60%였다. 또 다른 해외 연구에서도 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 마다 천식 환자의 사망위험은 13%,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성 폐암 환자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것도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료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여성 폐암 환자(2만9000여 명)는 2012년(2만2000여 명)보다 무려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이 1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약 1.7배 많은 비율이다. 폐암은 보통 흡연자의 병으로 알져있지만 국립암센터 조사결과 여성 폐암 환자 중 비흡연자의 비율이 87%나 됐다.

이에 대해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집안에서 음식을 조리 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폐암을 증가시키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며 “요리할 때는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주방 후드를 작동시켜 미세먼지 양을 줄여주는게 좋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 70㎛)의 7분의 1가량의 크기다.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최 교수는 “각종 유해물질이 농축된 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때문에 각종 염증,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악화는 물론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천식이 있으면 기관지와 폐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증상 악화뿐만 아니라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천식 환자 사망 위험을 높이는 유해물질인 아황산가스와 일산화탄소는 주의가 요구된다. 폐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COPD 역시 미세먼지를 많이 흡입하게 되면 급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능이 떨어진 폐에 계속해서 미세먼지가 유입되면 폐암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기침, 가래, 재채기 등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염, 폐렴 등 이차 세균감염이 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기관지 천식이나 COPD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급성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물 많이 마시면 도움 =미세먼지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서 체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는 미세먼지용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인 KF 인증을 받은 제품을 써야 효과적이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차단이 잘 되지만 답답한 느낌이 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KF80 정도의 마스크만 쓰면 된다.

최 교수는 “외출에서 돌아오면 샤워를 통해 머리카락이나 옷 등 몸에 남아있는 미세먼지를 없애야 한다”며 “목 안이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식이섬유소와 알긴산이 많아 함유된 김, 다시마, 미역 메생이 등 해조류는 미세먼지 속 중금속 세균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인삼과 도라지에 함유된 사포닌은 미세먼지 속 이물질과 세균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켜 준다. 또 마, 연근, 야콘 등 뿌리 채소에 함유된 뮤코다당류는 면역력을 높여 주는데 도움을 준다.

ken@heraldcorp.com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긴소매 옷ㆍ보호 안경ㆍ미세먼지용 마스크(KF80 이상) 착용하자.

▶외출하고 돌아오면 샤워로 미세먼지를 털어내자.

▶코ㆍ입 자주 씻고, 목 안까지 촉촉하고 먼지 배출 원활하도록 물을 마시자.

▶침구류는 덮개를 씌워 관리하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창문을 닫고 청소하자.

▶만성 호흡기 환자는 독감ㆍ폐렴 백신을 꼭 접종 받자.

▶만성 호흡기 환자는 미세먼지주의보 해제 이틀 후부터 외출 또는 실외 활동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