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통상, 자원 등 실물경제 정책을 진두진휘했던 ‘공룡부처’ 산업통상자원부가 문재인 정부들어 중소부처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조직개편안에는 현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고, 산업부의 통상분야를 다시 외교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로써 산업부는 차(통상), 포(중소기업)를 떼낼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24일 국정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조직개편은 중소기업부 승격과 통상기능의 외교부 이전, 국민안전처의 조정 등 세 가지가 키워드로 확인되고 있다.
중기청이 부로 승격되면 산업부에서 중소기업 업무를 담당하는 3~4개 국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을 맡아온 통상교섭실 등 대외협상 시스템이 고스란히 외교부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재 산업부는 산업과 에너지정책에서만 총괄하는 부처로 격하될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선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탈석탄ㆍ탈원전’이라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제시한 점을 감안할 경우, 주요 에너지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정권 출범때마다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은 제기됐지만 나름 대응논리를 만들어 막았다”면서 “그러나 현재내부에서는 치열한 논의조차보다는 일단 지켜보자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