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내달 초 발간되는 국민의당의 ‘대선 평가서’가 대통령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와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의 면담 없이 발간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당초 대선평가위는 안 전 대표를 포함한 선대위 지도부를 면담한 내용을 대선 평가서에 담겠다고 예고 한바 있다. 특히 대선평가서는 안 전 대표가 대선패배 직후 제안하기도 한 사안이다. 두 사람 모두가 면담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핵심 2인의 면담이 빠진 대선평가서는 ‘앙코없는 찐빵’이란 자조섞인 회의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 위원들은 오는 31일까지 후보, 중앙당 등 각 분야 별 대선 백서 평가작업을 마무리 짓고,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 다음주께 비상대책위원회에 대선평가서를 최종 보고한다. 대선평가위는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제외한 선대위 주요 인사들의 면담을 끝냈다.
한 대선평가위원은 28일 헤럴드경제 통화에서 “안 전 후보와 지난주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취소가 됐다”며 “안 전 후보는 ‘조작사건’ 등으로 면담이 이뤄질 경우 내용이 곡해 되고 당을 위해 별로 좋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없이 보고서가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서면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이준한 대선평가위원장이 이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직후, 선대위 지도부와 오찬을 가지며 대선백서를 만들자고 직접제안하기도 했다. 박지원 대표 역시 통화에서 면담에 응하는지에 대해 묻자 “이준한 위원장에 직접 얘기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내달 초 발간되는 대선평가서는 지난 대선의 패배원인과 후보, 선대위의 ‘ 잘잘못‘을 적시할 예정이어서 전당대회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18대 대선 평가서’는 당내 ‘계파패권주의’를 대선 패배원인으로 적시하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역량과 결단력이 유약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당시 주류였던 친노(親노무현)는 반발을 불러왔으며 이는 결국 분란의 씨앗이 됐다.
한편 당내에서는 안 전 후보 거취문제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27일에는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 9명이, 최근 당의 공식회의자리에서 안 후보의 정계은퇴를 주장한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 공식 사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사과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후보는 최근 자신의 외곽조직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마포 사무실로 출근하다시피 하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