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산골마을에서 운영되는 누드 펜션 때문에 나이 60~70대가 대부분인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은 “한적한 농촌 마을에 누드펜션이 웬 말이냐”며 “평화로운 마을에 풍파가 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이 마을을 에워싼 야산 높은 곳에 지어진 2층 건물 주변에서 벌거벗은 성인 남녀가 거리낌없이 활보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망신살이 뻗쳐서 여기서 살지를 못하겠다”는 비명이 흘러나온다.

“평화로운 마을에 풍파” 누드펜션 활보하는 나체 성인남녀 논란
“평화로운 마을에 풍파” 누드펜션 활보하는 나체 성인남녀 논란

논란의 건물은 자연주의 또는 ‘누디즘’을 표방하는 동호회 회원들의 휴양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인 지난 2009년 처음 들어섰다가 주민 반대로 운영이 중단됐지만,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모집을 재개했다고 한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누디즘’ 동호회 회원 일부가 자유롭게 나체 상태로 건물을 누빈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이 사는 마을 건물들과는 달리 고급스럽게 꾸며진 이 건물은 마을을 에워싼 야산 꼭대기 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주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과는 고작 100~200m 거리다.

이 동호회는 나체주의는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취향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누드펜션이 사유지에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예 관심을 끊으려고 노력해봤지만 지근거리에 있는데 신경이 안 쓰이겠느냐”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야산에 나물 뜯으러 가거나 묘소를 찾아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누드펜션이 보여 눈을 감고 그 인근을 지나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는 것.

지역 주민들은 “민망하고 부끄럽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 정서와 어울리지 않고, 마을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결국 누드펜션 철거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철거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건물 주변에 집회 신고도 냈다.

경찰과 해당 지자체는 누드펜션 건물이 개인 사유지이고, 별다른 불법 행위가 발견되지 않아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벌거벗고 활보하는 행위 또한 자발적 의지에 따른 행위이기 때문에 처벌하기 어렵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