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ㆍ결혼정보업체 듀오 공동설문 -39~45세 노총각ㆍ노처녀로 보는 응답 과반 넘어
[헤럴드경제=이현정ㆍ김진원 기자]#. 올해 35세의 직장인 이준호 씨는 이번 추석 명절, 결혼 언제 할 것이냐는 친척 어른들의 질문을 받아치기 바빴다. 이 씨는 “만나는 여자친구는 있지만 집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아직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 씨는 “친척 어른들이 옛날 같으면 진작에 노총각 소리 들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반복해 말씀 드렸다”고 했다.
노총각ㆍ노처녀가 되는 나이가 36~38세은 되야 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과거 서른 살만 넘으면 노총각ㆍ노처녀로 불리었던 것을 생각하면 갈수록 연령 기준이 올라갔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10일까지 미혼남여 396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노총각ㆍ노처녀의 기준은 36~38세로 응답한 비율이 40.7%(161명)로 가장 많았다.
39~41세는 되야 노총각ㆍ노처녀라는 응답도 (23.2%)나 됐다. 42~44세가 노총각ㆍ노처녀라는 응답이 20.4%, 45세 이상을 노총각ㆍ노처녀로 보는 비율도 8.8%나 됐다. 39~45세는 되야 노총각ㆍ노처녀라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는 셈이다.
반면 33~35세를 노총각ㆍ노처녀로 보는 응답은 6.6%, 30세 이상은 0.3%에 불과했다.
이런 응답은 실제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28세의 직장인 여성 김현정 씨는 “우리 어머니는 나를 27세에 낳았지만 나는 30살 전에는 결혼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어렸을 때는 여자가 서른 넘어서 결혼 못하면 무슨 큰일 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하고 일 좀 하려고 하면 30세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하기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을 늦추는 이유에선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 중 43%(77명)는 ‘결혼 자금 및 집 장만을 못해서 결혼을 늦춘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여성 응답자 중 과반을 넘는 55.8%(121명)는 ‘싱글라이프가 만족스러워서 결혼을 늦춘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결혼 자금 및 집 장만을 못해서 결혼을 늦춘다는 여성 응답자는 18.9%(41명)였다.
남성 응답자 중에는 ‘경력단절의 두려움’으로 결혼을 늦춘다는 답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여성 응답자 중에는 이같은 이유로 결혼을 늦춘다는 응답도 4.6%나 나왔다.
한편 자신이 노총각ㆍ노처녀가 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묻는 질문에 ‘경제적인 준비가 안 되서’라는 응답이 5.3%에 불과해 가장 낮았다. 결혼할 사람을 못 만나서(44.4%),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24.5%), 개인 생각과 상관없이 주위에서 그렇게 인식해서(13.1%)라는 응답이 순위권에 있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명이 100년전에 비해선 두배 이상 늘었다. 초혼연령도 높아져 40대 초혼도 늘어나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어 “환갑인데 요즘 잔치 안하듯 이번 조사에서도 그런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만혼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대수명 느는 것과 사회ㆍ경제적 여러 요인이 노총각ㆍ노처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는 요인이다”고 했다.
한편 통계적으로 봐도 10년전에 비해 결혼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늦춰지면서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추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혼인ㆍ이혼 통계’를 작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1년 전보다 각각 0.2세, 0.1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06년보다 남자(31.0세)는 1.8세, 여자(27.8세)는 2.3세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