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서울 대형 면적 1억7213만원 ‘껑충’

KB부동산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30억원 돌파

중대형· 소형 평형과 비교해 상승 폭 높아

자산양극화 심화…상·하위 집값 40배 격차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등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대형 평수에선 연일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 희소성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수요가 쏠려 서울 대형 아파트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24일 KB부동산이 작성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용면적 135㎡ 초과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0억4661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28억7448만원)과 비교해 1년 새 6%(1억7213만원) 올랐다. 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0억원을 넘겼다. 작년 6월 이후 16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 같은 추세는 월간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서울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5.49로 201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100.84)과 비교해 4.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대형 (전용 102㎡ 초과 135㎡ 이하)이 2.1%, 중형(전용 85㎡ 초과 102㎡ 이하)이 3%, 중소형(전용 60㎡ 초과 85㎡ 이하)이 2.52%, 소형(전용 60㎡ 이하)이 1.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높다.

개별 단지별로도 대형 평수가 강세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전용면적 268㎡은 지난달 170억원(4층)에 새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 2021년 12월 직전 거래가였던 120억원(2층)보다 50억원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도 지난 9월 106억원(10층)에 새 주인을 찾으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 183㎡는 지난달 81억5000만원(7층)에 거래되며 직전 8월 거래가(76억5000만원)에 비해 5억원 오르며 신고가를 썼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 174㎡는 지난달 56억원(31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서울 핵심지 대형 평형에서 연일 신고가가 나오는 건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5년에서 10년 사이 서울에 대형 평수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고, 시장에 매물이 나와도 경쟁 상품이 적다 보니 가격 상승 폭이 더 큰 것”이라며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한강 변 등 고가 지역에 대형 평수가 몰려있고 신축인 경우엔 평당 1억원이 넘어 프리미엄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가들이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 부족하다 보니 호가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