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ㆍ인천 참여보류…서울시만 약속 지킨 것”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관련 입장을 알리면서 “대중교통 무료화에 든 예산은 추후 시민 참여를 높이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황 본부장은 “아깝지 않다는 게 아니다”며 “다만 (이번 조치가)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 인식도를 높이고, 이에 따라 추후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큰 효과가 없었으며, 실효성도 적다고 지적한 언론과 전문학계 등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황 본부장은 선택적 2부제를 강제 2부제로 바꿔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무조건적으로 시민에게 책임 전가를 하는 건 옳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며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문일답]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예산, 시민 참여 높이는 마중물 될 것”

그러면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대해 아쉬움도 전했다. 황 본부장은 “서울과 경기, 인천이 모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계획했는데 서울이 이 조치를 발표하자 경기, 인천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결국 경기, 인천 모두 참여를 보류한 상황에서 서울시만 약속을 지킨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자료는 2주 뒤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데이터에 대한 양적, 질적 지표를 두고 발표할 계획으로, 현재 서울시가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다음은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과 일문일답.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인한 출근길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했다. 교통량이 감소했는데, 이 수치가 특별한 일이 없는 평상시의 증감폭과 얼마나 차이 나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가?

▶전주 같은 여건에 있는 월요일(8일) 상황과 비교한 것이기에, (교통량 감소는) 순수하게 정책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당일 비도 오고 기상상황도 나빴다. 보통 비가 오면 승용차가 증가한다. 이 부분이 반영 안 되었기에 이번 조치의 효과라고 더욱 말할 수 있다.

-차량 2부제와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실시했는데, 대중교통 무료보다 차량 2부제가 먼저 돼야하는 것 아닌가. 2부제면 수치 상 차량 50%가 줄어야하는데 2.8%가 줄었다. 서울시가 이 정책에 대해 규제 강제성을 부여할 계획은 있는가? 차량 2.8%가 준 거면 미세먼지가 0.1%도 안 줄었을 것으로 본다.

▶이 부분은 꼭 답변 드리고 싶은 내용이다. 작년 정부가 처음 수도권 3개시도와 함께 고농도 시 비상저감조치 계획을 마련할 때, 서울, 경기, 인천이 모였다. 정부에서 여러 논의가 있었다. 강제 2부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당시 의무 2부제를 위해서는 시민 동참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것 없이 고통받는 시민에게 강제 의무제를 통해 시민에게 책임 전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 경기, 인천은 자율로 하는 것으로 했다. 작년 5월 시민 요구에 맞춰 서울시가 하루 대중교통 요금을 줄여주는 것만으로 시민 참여가 올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시민의 인식도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서울시가 현장에서 먼저 발표했는데 경기, 인천은 태도가 바뀌었다. 이후 6개월간 지속적인 실무, 협의를 해왔지만 최종적으로 경기도는 비용부담에 비해 효과가 없고 큰 실익이 없다고 해 참여를 안 했다. 인천도 참여를 보류한 상황이다. 서울시만이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만 약속을 지킨 현상이 됐다. 이 상황에서 작년 여름까지 시민들은 미세먼지 속에서, 정부가 뭔가 해주기를 바랐다. 이번에 들어간 50억원 돈이 아깝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시민 인식을 높이고 이런 조치에 참여동참을 유도해나간다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여실히 느낀건 수도권에서 경기, 인천이 참여하지 않으면 통행하는 차를 줄일 수 없다. 지속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겠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관련, 미세먼지는 어느정도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어렵고 어떤 데이터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 이번 서울만이 아니라 수도권 3개 시도와 정부가 한 조치이기에 정부도 데이터에 대한 양적 지표, 질적 지표를 두고 발표할 계획이 있을 것으로 안다. 지금 서울시가 이 부분에 대해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경기도나 인천, 정부에서 국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쓰는 대책이 있는가? 서울시 제외하고.

▶경기도가 최근 서울시와 동참을 못한다고 해 나온 대책이 경기도에 있는 모든 버스를 전기 버스로 2027년까지 바꿔나가는 데 예산을 더 쓰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아울러 저공해조치를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미세먼지 대책에 소극적으로 해왔기에 그런 점은 환영한다. 다만 그 정책에 초점이 다르다는 걸 말씀드린다. 장기적인 대책과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해서 노력하는 부분, 평상시 대책, 비상시 대책은 다른 것이다. 서울시가 노후경유차량 30만대 이상을 바꿔왔고 작년에는 수도권에 들어오는 화물차량에 대해 운행제한, 진입제한까지 해서 조치했다. 미세먼지 수치가 점점 넘어가면 시민 생명 위협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비상시 농도를 얼마나 떨어뜨리느냐도 중요하다.

-비상저감조치라는 게 다른 쪽에서 이뤄지는 게 있는가?

▶다른 쪽은 환경부 기준에 맞춰 공공기관 차량만 2부제를 한다.

-이번 시행 결과가 2주 뒤 보고서로 마련되는 건가? 이 정책이 지속 가능한지?

▶일단 긴급처방으로 비상저감조치를 차량 운행을 제한한 건 시민참여 유도에서 계속하겠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상시에는 강제 2부제가 돼야 한다. 정부에 이 부분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은 강제 2부제가 되면 자동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5개 시민사회단체와 합동으로 오는 6월까지 지속적인 시민 참여 운동을 벌여나가겠다. 아울러 전문가, 학계와 함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보다 더 실효성있는 대책을 찾겠다.

-강제 2부제를 서울시가 하는 데는 제한이 있는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 법령을 내려줘야 한다.

-프랑스 파리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폐기했다는 말이 나온다. 시민 참여를 높이는 건 어떻게 높이겠다는 건가?

▶파리 사례와 우리 사례를 비교할 순 없다. 파리는 등급별 차량 운행금지 등 더욱 강력한 정책이 있기 때문에, 정책이 대체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시민 참여율을 높여가는 건 서울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기업들의 참여도 유도해야 한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을 필요시 보완하겠다고 했다. 문제가 있다고 본건가?

▶하루 정도 시차를 갖고 발령하는 것 등에 대해 좀 더 탄력적인 운영방식이나 발령 시점, 보다 정밀한 발령요건 등을 검토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