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수도권 진입금지 등 정부정책 그나물에 그밥… 그나마 과학적 근거도 미흡
中 동부 200개 소각장 건설 미세먼지 차단 대응책 절실
겨울 문턱에 한반도가 또다시 미세먼지 감옥에 갇히면서 이로인한 국민적 스트레스와 불쾌감이 극에 이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올해들어 6번째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때마침 내린 비로 상황이 호전되긴했지만 언제까지 천수답식 해법에 의존해야 하는 것인지 시민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그 때마다 미세먼지 대응 강화방안이라고 내놓지만 이를 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할 뿐이다. 철만 되면 대책들이 백화점식 재탕 삼탕이기 때문이다. 8일 19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대응방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고작 해묵은 경유차 수도권 진입금지 카드를 내밀었지만 이 역시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데다 보여주기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상륙을 막을 길이 요원하다. 환경부는 내달 중국 환경당국과 미세먼지 대책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장급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선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연 한중환경협력센터의 세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특히 중국 당국이 자국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한반도와 가까운 동부연안 지역에 200여개의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에 유입되는 미세먼지 발생요인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시급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관심을 모았던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이 제외된 것도 환경단체 등에서 미흡한 대책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다. 환경당국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우 상대가격 및 세율 조정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산업분야에 미치는 비용증가 등 파급효과를 감안해 이번 대책에선 제외됐다. 하지만 정부는 추가 연구를 통해 경유세 개편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논의 재개의 길은 열어뒀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해결방안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미세먼지 긴급저감조치의 일환으로 경기ㆍ충남ㆍ인천 등 3곳의 화력발전소 11곳을 대상으로 발전 출력의 80%까지만 가동하는 상한 제약을 처음 시행했다. 이번 상한제약으로 저감된 초미세먼지는 2.3톤 가량으로 석탄발전소에서 하루 배출하는 초미세먼지의 3% 수준에 불과해 그 효과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는 미세먼지 대책들이 대체로 지엽적인 내용이 많아 획기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힘들다”라며 “우선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한 범정부적인 대응과 더불어 화력발전 체계 개편, 내연기관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근본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