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ㆍ수은 등 유해물질 혈중농도 성인이 청소년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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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납과 수은 같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체내 농도가 성인이 청소년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2015∼2017년 국민 몸속의 납, 수은 등 환경 유해물질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제3기 조사는 성인에 국한된 1기(2009∼2011년), 2기(2012∼2014년)와 달리 조사 대상 범위를 3세 이상 어린이와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233개 지역과 183개의 보육ㆍ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국민 6167명(영유아 571명ㆍ초등생 887명ㆍ중고생 922명ㆍ성인 3787명)의 혈액 또는 소변을 채취해 26종의 환경 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혈중 납 농도는 중고생 0.80㎍/㎗, 성인 1.60㎍/㎗였으며, 혈중 수은농도는 중고생 1.37㎍/ℓ, 성인 2.75㎍/ℓ로 성인이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어린이는 납을 제외한 환경 유해물질 25종을 소변을 통해 조사했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영유아 0.11㎍/ℓ, 초등학생 0.23㎍/ℓ, 중고생 0.29㎍/ℓ, 성인 0.36㎍/ℓ 등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인의 경우 제1기 결과보다는 낮고, 제2기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소변 중 프탈레이트(DEHP) 농도는 성인은 23.7㎍/ℓ로 제1, 2기 결과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영유아 60.7㎍/ℓ, 초등학생 48.7㎍/ℓ, 중고생 23.4㎍/ℓ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모든 연령대의 프탈레이트 평균 농도는 건강 영향 권고 값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은 영유아 2.41㎍/ℓ, 초등학생 1.70㎍/ℓ, 중고생 1.39㎍/ℓ, 성인 1.18㎍/ℓ 등으로 건강 영향 권고 값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어린이의 경우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 특성이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의 농도가 높은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철우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지속적인 관찰과 정밀한 조사로 환경 유해물질 노출 요인을 파악해 농도를 더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