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매달 5000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KTX를 이용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까지 출장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국토교통위)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세종청사 14개 중앙행정기관서 근무하는 공무원 5037명이 평일 업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세종시(오송역)에서 서울까지 KTX를 탄 것으로 집계됐다.

올 1부터 7월까지 누적 이용자는 3만2096명으로 하루 평균 223명이 KTX로 출장을 간 셈이다. 지난해 1년간 KTX를 이용한 세종시 공무원은 2만8807명으로 올 7월에 이미 지난해 전체 이용자 수를 넘어섰다.

장관 보고나 국회 출석, 각종 회의 때문에 업무시간 이전에 KTX를 타는 공무원이 상당수 있고 세종청사에서 서울·과천청사까지 운행하는 통근버스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출장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공무원 223명, 매일 KTX 타고 서울行

세종시 입주 초기인 지난해 1월에는 업무시간에 세종에서 서울로 이동한 공무원이 1456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3.5배 증가한 수준이다.

반대로, 업무시간 중 KTX로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동한 공무원 수는 세종에서 서울로 이동한 공무원의 약 30% 정도에 머물렀다. 올 들어 7월까지 업무시간에 서울에서 세종까지 KTX를 타고 간 공무원은 1만881명(하루 평균 77명)이었다. 이는 수도권에 사는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업무를 마친 뒤 세종청사로 복귀하지 않고 바로 퇴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일별 이동 현황을 보면 7월 기준, 화요일(1200명)이 가장 많았고 목요일(1162명), 수요일(1116명), 월요일(954명), 금요일(605명) 순이었다.

같은 달 서울에서 세종까지 KTX를 이용한 공무원 역시 화요일이 가장 많았고 금요일이 제일 적었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현재 1만700명으로 이들이 출장에 쓰는 비용은 연간 1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올 연말 2700명이 추가로 세종시로 이전하면 앞으로 KTX를 이용하는 공무원들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이노근 의원은 “업무시간 KTX를 이용하는 공무원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원거리화상회의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무원들이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 것이 업무 비효율을 높인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장급 간부들에게 가급적 세종시에 머물라고 지시했으며, 국토교통부는 과장급 직원의 외부회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