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부동산 세제 강화로 다주택자들이 매각보다는 증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와 관련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10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이날 발표한 7·10 부동산 대책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증여세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최고 6%까지 올렸고, 양도소득세도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중과세율을 10%포인트씩 높였다. 이에 주택 수를 줄여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무거운 양도세를 내느니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은 증여세의 최고세율이 현행 3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번 대책에서 공급 대책이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부총리가 팀장이 되는 범정부 TF를 구성했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심 고밀 개발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공공이 참여하는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하면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동안 부동산 대책이 규제지역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땜질 처방이었고 이 때문에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김 장관은 "근본적으로는 주택시장에서 막대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세제) 입법이 같이 가지 못했다"라며 "이것이 안 되니 금융 규제만으로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최근 자신에 대한 경질론이 인 것과 관련해 "주택정책을 담당한 장관으로서 지금 이런 상황이 오고 젊은 세대가 불안감을 느끼게 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제도를 갖춰 근본적 불안을 덜어야 한다"며 "자리 욕심은 없지만 우선 정책이 잘 작동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