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하루짜리 미니투어가 두 번 열리자 총상금 1억원의 챔피언스 정규 투어 ‘KPGA시니어마스터즈’가 신설됐다. 큰 기업의 스폰서 없이 프로들이 돈을 협찬하고 참가비를 낸 풀뿌리 미니투어가 선수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킨 ‘나비효과’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챔피언스 정규 투어가 오는 20~21일 이틀간 동일한 골프장인 충청북도 보은의 클럽디보은에서 열리게 됐다. 올해 임기 첫해를 맞이한 구자철 KPGA 회장이 1부 코리안투어에 사재 5억원을 내서 KPGA오픈을 신설한 데 이어 시니어투어 선수들을 위해서도 흔쾌히 상금 1억원을 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챔피언스투어는 지난해보다 대회가 오히려 한 개 더 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로골퍼들도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게 미니투어다. 고난이 몇 달간 이어지자 프로들이 서로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짜리 대회를 만들었다. 지난 7월27일 클럽디보은에서 ‘제 1회 KPGA친구배 한국 시니어 미니투어’가 열렸고 두 달 지난 지난달 28일 제 2회 투어가 치러졌다.
오후 늦게 시작해 라이트 조명 속에 끝난 1회 대회에서 이부영(56) 프로가 6언더파로 우승했고, 2회 대회는 새벽부터 시작해 문정욱(56) 프로가 우승했다. 문 프로는 유건희 프로와 5언더파 동타를 이뤘고, 백카운트로 집계해 최종 승자가 가려졌다. 시니어 프로 선수회장인 공영준 프로는 2언더파 70타를 쳐서 5위를 했다. 1회 대회는 보은주류가 1300만원을 후원하고 우승상금 220만원에 불과했지만 챔피언스투어의 공영준, 박부원, 최광수, 전태현, 이부영 등 베테랑 프로 100여명이 적극 출전했다. 2회 대회 때는 상금이 소폭 줄었지만 KPGA챔피언스투어2회 대회에서 우승한 김종덕 프로까지 시간을 쪼개 3일만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루짜리 대회지만 열기와 호응은 뜨거웠다. 2회 대회 상금은 김기호 프로가 상금 일부를 후원하고 협찬자들과 참가비를 보태 총상금 1200만원대로 치렀다. 우승 상금은 2백만원에 상위 40위까지 상금을 줬다. 하지만 상금 액수보다는 정규 심판을 둔 시합을 쉬지 않고 개최해서 프로들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개념이 더 강했다. 두 개 대회를 기획한 김기호 프로는 상금이 비록 적어도 참가 선수들이 사랑의 버디기금을 조성해 불우 이웃돕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니어 프로들이 대회를 하면서 사랑의 버디기금을 모으기로 했어요. 비록 미니투어지만 이렇게 서로 도와야죠. 코로나19로 세계의 골프투어는 축소되어 운영되는데 KPGA챔피언스투어는 대회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이런 기현상은 선수회의 노력과 구자철 협회장님의 후원 덕분입니다.” 이달에 정규 대회를 마치면 친구 KPGA 시니어 대회는 다음달 18일이나 19일 중에 역시 하루짜리 제 3회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클럽 브랜드 젠타골프코리아가 ‘시니어 프로들을 응원한다’면서 협찬사로 나서기로 했다. 좋은 뜻이 모여 시작한 이 대회가 꾸준히 나비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미니투어에는 50세 이상 아마추어 골퍼의 출전도 가능하다. 베테랑 프로들과 함께 라운드하는 기회이기도 하다.